직장인, 세뱃돈 스트레스에 '적자 명절' 외친다
2019-02-02 20:26
세뱃돈, 명절 전체 경비에 40% 이상 차지 '부담감 높아'
직장인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주머니 사정 넉넉지 않아"
일각선 "이번 설은 차라리 일 하는게 훨씬 낫다" 하소연
직장인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주머니 사정 넉넉지 않아"
일각선 "이번 설은 차라리 일 하는게 훨씬 낫다" 하소연
특히나 김씨가 다니는 직장은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으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명절 떡값이 지급되지 않았다. 김씨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적자 명절'을 하염없이 외치던 김씨는 "차라리 이번 설은 일을 하는 게 훨씬 낫다"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직장인 최모씨(39)는 세뱃돈 얘기가 나오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조카들이 한 두명이 아닌 데다 적은 액수를 주면 다른 친척들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넉넉하게 주자니 당장 다음달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설 연휴 직장인 평균 경비 41만원 지출··· 세뱃돈 18만원 사용
일반 직장인들은 이번 설 연휴 평균 경비로 얼마를 지출할까. 대체로 41만 원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세뱃돈으로 18만 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결혼 여부에 따라 예상경비 차이가 컸다. 미혼 남성의 예상경비는 23만2000원이었으나 기혼 남성은 약 2배에 달하는 45만9000원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미혼 여성의 예상경비(18만8000원)보다 기혼 여성의 예상경비(35만8000원)가 2배 가까이 높았다.
직장인들의 설 비용 중 상당액은 세뱃돈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세뱃돈으로 총 예상경비의 18만1000원을 사용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전체 금액의 44%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직장인의 세뱃돈 예산이 33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녀, 조카 등 세뱃돈을 줘야 할 대상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세뱃돈을 꼭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생에게는 1만 원,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5만 원이 가장 적당한 세뱃돈 금액이라고 인식했다.
김명진 한양대 교수는 "요즘의 세뱃돈은 본래의 의미는 간데없고 아이들에게는 돈을 버는 기회로, 어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형편이 어려운 친지를 고려해 세뱃돈을 체면치레로 생각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집안 어른들이 논의해 과하지 않은 선에서 아이들 연령대에 맞는 적당한 세뱃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