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유죄 이끈 성창호 판사는 누구…'냉정하고 합리적인' 재판관

2019-01-30 15:57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때 주요 인물 영장 발부
냉정하고 균형감각 뛰어난 재판관 평가

성창호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지사의 1심을 맡은 성창호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5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김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판사다.

당시 성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부분에 대해 국고 손실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또 공천 개입 혐의도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했다. 다만 특활비를 뇌물로 볼 수는 없다며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지난해 6월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에게도 유죄를 인정했다.

성 부장판사는 이들의 뇌물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국고 손실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는 징역 3년,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6월씩을 선고했다.

성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군 법무관을 거쳐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창원·수원지법과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을 지냈다.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서 2년간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성 부장판사는 재판에 있어 균형감각이 뛰어나고 냉정한 판단력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정기인사 때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해 영장전담 업무를 맡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주요 인물들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이대 학장 등이 성 부장판사의 결정으로 구속됐다.

각종 대형비리 사건의 영장심사도 그의 손을 거쳤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홍만표 변호사, 김수천 부장판사 등의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지난 2016년에는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고(故)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 영장을 조건부로 발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부검 장소와 참관인, 촬영, 부검절차, 방법 등에 대해 유족과 충분히 협의하고 정보를 제공하라는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