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두둔한 주중 캐나다 대사, 결국 경질

2019-01-27 11:41
트뤼도 총리 "맥컬럼 주중 대사에 사임 요청"

존 맥캘럼 주중 캐나다 대사가 2019년 1월 16일 셰브루크에서 열린 연방 관료 회의 후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통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석방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주중 캐나다 대사가 경질됐다.

2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서명을 내고 “지난 밤 존 맥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고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맥컬럼 대사가 멍 부회장이 법적 논리로 석방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다.

맥컬럼 전 대사는 지난 22일 토론토 온타리오주 마컴에서 중국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멍 부회장 측에 유리한 법적 논리가 있다”며 “판사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개입 발언이나 캐나다의 대(對) 이란 제재는 미국과 다르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캐나다 내에서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맥컬럼 대사는 자신의 발언이 실수였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맥컬럼 대사는 다시 지난 25일 밴쿠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범죄인 신병 인도 요청을 철회하는 것이 "캐나다에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대사 교체가 중국에서 체포된 캐나다인들의 조속한 석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사 교체 가능성을 배제했지만 정치권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보석으로 일단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멍 부회장에 대해 신병 인도 요청 시한인 이달 30일까지 캐나다 정부에 공식 요청을 할 방침이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중국은 멍 부회장을 석방하라며 캐나다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