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페이커’ 중국서 나올까… 中 배틀그라운드·롤 인재 양성 박차
2019-01-22 17:27
지난해 中 e스포츠 인구 4억3000만명
각 지역 대학, 정부 인재 양성에 집중
각 지역 대학, 정부 인재 양성에 집중
#청두(成都)에 사는 위펑청(喻鹏程)은 최근 들어 컴퓨터 앞에서 자리를 떼지 못한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경기 라이브나, 재방송 중계를 시청하고 해설자의 핵심 해설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처럼 e스포츠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중국의 e스포츠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취미생활로만 여겨지던 게임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중국 e스포츠 시장 규모 14조6000억원 전망
중국 데이터 분석업체 가마데이터(伽馬數據∙CNG)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e스포츠 시장 규모는 880억 위안(약 14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고 21일 중국 신경보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306억 위안에 비해 약 2.5배 성장한 수준으로, 엄청난 성장세다.
e스포츠 인구도 2017년 통계치인 2억만명의 2배 이상인 4억3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신규게임은 물론 기존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대회가 최근 1~2년 사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국 e스포츠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이 메달을 휩쓸어 담은 것을 계기로 열기가 확산됐다.
중국은 올해 처음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중 ‘롤’과 ‘펜타스톰’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클리시로얄 부문에서는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장레이와 위펑청 역시 아시안게임을 통해 e스포츠 프로 선수라는 꿈을 키운 사례라고 신경보는 소개했다.
◇전문가 "인재양성 가장 중요" 강조
중국 정부와 각 지역 대학은 이 같은 e스포츠 열기에 힘입어 관련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문화오락산업협회(CCEA)는 지난 16일 연례 회의를 열고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과 함께 올해 중국 e스포츠 업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중국 매체 IT즈자(IT之家)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e스포츠 인재 양성을 강화하자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두유쥔(杜友君) 상하이체육학원 원장은 “어떤 업종이라도 빠른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이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며 “e스포츠 대회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려면 체계적인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각 지역 대학은 지난 2016년부터 e스포츠 발전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구체적으로 중국 베이징대학교가 가장 최근 e스포츠(전자경기)학과를 신설했으며, 중국 미디어대학이 디지털예술학과를, 상하이희극학원이 전자경기해설학과를 신규 편성했다.
e스포츠 학과를 개설한 대학들은 중국 유명 프로게이머와 게임구단과 산학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중국 미디어대학은 양페이(楊培), 류양(劉洋), 톈윈펑(田雲鵬) 등 중국 스타 프로게이머를 강사로 영입했다.
한국과 일본 등 e스포츠 선진국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16일 CCEA가 개최한 회의에도 한국 e스포츠 협회 관계자를 초대해 조언을 들었다.
중국은 오는 2022년까지 충칭(重慶),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저장(浙江) 등 4개 지역에 e스포츠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 투자규모는 179억 위안으로 각 지역에 3~5㎢ 규모의 부지에 e스포츠타운을 건설하고 경기장과 더불어 운영, 프로그램 제작, 방송, 게임개발 등 관련기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향후 게임 심의와 이용 시간 등에 관한 게임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런 결정이 중국 프로게이머들은 물론 e스포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