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정부 첫 국방백서 '북한은 적' 표현 삭제했다

2019-01-15 14:56
지난해 남북관계 진전ㆍ군사합의 이행 상황 반영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2년마다 발간)'는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에서 군의 적 개념을 바꾸고 "남과 북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새로운 환경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우리의 안보환경을 평가하고 국방정책의 성과와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는 국방백서(2년마다 발간)에서 최근까지 적으로 규정됐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빠졌다. 남북 관계가 점차 진전되고, 한반도 안보환경이 달라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는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에서 군의 적 개념을 이같이 바꾸고 "남과 북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새로운 환경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1995년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이 처음 담겼다가 2004년에 삭제됐으며,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사건이 일어나면서 2010년부터 '북한은 적'이라는 문구가 다시 등장한 후 지금까지 유지됐다.

앞서 발행된 '2016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표기한 바 있다.

국방부는 주적 표현을 변경한 것에 대해 "북한의 위협뿐 아니라 점증하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한 것이다.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이 이어지는 남북 관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백서에는 특히 '2018년 9월 남북 군사당국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행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쓰여 있다.

남북한 상비병력 규모를 보면 국군은 59만9000여명이고, 북한군은 128만여명으로 북한군이 우리 군의 2배에 달한다. 핵과 미사일 전력을 운용하는 북한의 전략군은 1만여명으로 나타났다.

북한군의 특수전력은 2년 전보다 강화됐다. 특수전 병력은 20여만명이지만, 특수전 장비 등이 보강된 전술부대가 새로 창설됐다. 특수전 부대는 전시에 땅굴을 이용하거나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침투수단을 이용, 전·후방지역에 침투해 △주요 부대 시설 타격 △요인 암살 △후방교란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사단급 부대의 경우 우리 군은 43개에서 40개로 줄었고, 북한군도 82개에서 1개를 감축했다. 독립적인 작전이 가능한 독립여단 규모는 북한군이 131개로 우리 군(31개)보다 4.2배가 많다.

북한군은 방사포 위주로 재래식 전력을 일부 보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체적인 재래식 전력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경제여건상 재래식 전력 증강 또는 개선보다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한편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북한군에 대한 적 표현 삭제와 관련해 논란도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를 의식해 이번 백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