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돼지투어 갈래?⑤]행운의 ‘돼지 섬’으로 떠나는 기해년 여행…창원 돝섬‧저도
2019-01-15 08:09
돝섬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으로, 황금 돼지 전설이 있다. 스카이워크로 인기를 끄는 저도는 바다를 끼고 걷기 좋다.
창원은 옛 마산과 진해, 창원이 합쳐진 대도시로, 마산합포구 앞바다에 돝섬이 두둥실 떠 있다.
‘돝’의 돼지의 옛말로, 돝섬은 말 그대로 돼지 섬이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바람을 맞다 보면, 10분 만에 돝섬에 도착한다.
돝섬에는 전설이 있다.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 미희 이야기다. 미희가 어느 날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다.
신하들이 환궁을 요청하자 미희는 황금 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졌는데, 이후 황금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돈 것. 병사들이 금빛 돼지에 활을 쏘자, 한 줄기 빛이 내려와 섬이 돼지가 누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돝섬은 1982년 해상유원지로 탄생했다. 한때는 섬에 서커스장과 동물원, 놀이기구가 있었고, 섬에 들어가는 배를 타려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대가 흐르면서 돝섬은 잊혀갔고,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다가 지금은 창원시에서 인수해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섬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섬은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푸른 바다에 눈을 던지고 걷다 보면 월영대와 관련된 시비와 조각 작품이 하나둘 나타난다. 2
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것으로, 생명의 근원을 씨앗 모양으로 표현한 ‘생명―영(影)’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섬을 빛낸다.
곳곳에 핀 꽃을 봐도 즐겁다. 따스한 남쪽 지방이라 겨울이지만 동백꽃과 울긋불긋한 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10분 남짓 배를 타고 가면서 과자 한 봉지로 갈매기를 유혹하는 재미도 있다. 열정적인 갈매기의 날갯짓에 미소가 절로 흐른다.
돝섬과 함께 돼지해에 가볼 만한 섬, 저도. 돼지 저(豬) 자를 쓰는 저도 역시 돼지 섬으로, 하늘에서 보면 돼지가 누운 형상이라 붙은 이름이다.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자리한 저도로 가는 길은 바다를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길이 좁아 더 운치 있다. 꼬불꼬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가 눈에 들어온다. 저도는 돝섬과 달리 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접근하기 편하다.
저도의 마스코트는 새파란 바다 위에 있는 새빨간 다리다. 이름 하여 ‘콰이강의다리 스카이워크’.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들이 콰이 강에 건설한 다리와 닮아서다. 구산면 구복리와 저도를 잇는 길이 182m에 폭 3m 다리로, 2017년 리모델링할 때 바닥에 강화유리를 설치했다.
다리를 건너며 유리 너머로 13.5m 아래 출렁이는 바다를 보는 맛이 짜릿하다. 입구에 귀여운 돼지 조형물과 사랑의 자물쇠, 느린 우체통 등이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저도에서 빨간 다리만큼 유명한 것이 저도 비치로드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듣고 반짝이는 은빛 물결을 바라보며 걷는 길로, 섬을 껴안듯이 이어진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마음도 편하다. 가벼운 산책을 위한 1코스는 3.7km로 주차장에서 출발해 1·2전망대를 거쳐 돌아오며, 약 1시간 30분 걸린다.
2코스는 4.65km로 1코스에서 해안데크로드까지 다녀오며, 2시간쯤 걸린다. 바다구경길까지 갔다 돌아오는 3코스는 6.35km로, 등산을 즐기기에 좋다.
저도 비치로드의 백미는 2코스 해안데크로드로 오른쪽에는 절벽이, 왼쪽에는 바다가 출렁인다. 가슴에 켜켜이 쌓인 걱정이 모두 녹아내리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