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졸전 또 졸전…결국 손흥민 바라기
2019-01-14 00:01
‘벤투호’가 2연승을 달렸다. 답답한 두 경기 끝에 얻어낸 16강행 티켓이다. 아직 합류하지 않은 손흥민을 애타게 기다리게 만든 만족하기 힘든 경기력이었다. 결국 손흥민만 바라봐야 하는 손흥민이 합류한다고 나아질까. 벤투호의 사기를 위해 중국전이 중요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을 차례로 꺾은 한국은 2연승(승점 6)을 기록하며 중국(2승)과의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골득실에서 중국(+4)에 밀려 조 2위에 머무른 한국(+2)은 16일 열리는 중국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조 1위에 오르게 됐다.
골 결정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필리핀전에서는 13개(유효 4개),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18개(유효 7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각각 1골씩 넣는데 그쳤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골문 바로 앞에서 얻어낸 완벽한 득점 기회도 수차례 놓쳤고, 골대만 세 차례를 맞는 불운도 따랐다. 필리핀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가 골 맛을 봤지만, 키르기스스탄전 득점은 수비수 김민재의 헤딩골이었다.
답답한 경기력 탓에 손흥민이 그리울 수밖에 없는 벤투호다. 소속팀 토트넘 일정으로 아직 영국에 머물고 있는 손흥민은 1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까지 소화한 뒤 중국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손흥민이 중국전에 나설 지는 불투명하다. 빠듯한 일정에 장거리 이동 등 컨디션 악화가 우려된다. 자칫 무리한 경기 출전은 손흥민의 체력적인 부담만 가중시켜 59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장기 레이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전은 최대한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이미 꼬였다. 중국전 승리조차 쉽게 전망하기 힘든 경기력을 보였다.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과 이재성의 공백도 드러났고, 잦은 패스 미스로 조직력은 붕괴됐고, 빠른 공격 전개도 실종됐다. 상대 수비를 흔드는 시원한 패스나 개인 돌파도 없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다득점에 실패하면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손흥민의 합류 여부와 상관없이 벤투호가 중국전에서 반드시 회복해야 할 문제들이다. 반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졸전 끝에 2-1로 이긴 중국은 필리핀전에서 3-0으로 대승을 거두며 사기가 올랐다.
벤투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다. 조 1위가 걸린 중국전. 손흥민을 써야 할까, 말아야 할까. 벤투 감독은 키르기스스탄전을 마친 뒤 “손흥민이 합류한다고 해도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공격력을 개선해야 한다. 손흥민의 능력은 모두 잘 알고 있고, 최근 몸 상태도 좋다. 합류하고 나면 언제 경기에 나설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