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경영진 심층분석] 교보생명 이사회, 균형과 견제
2019-01-10 06:00
교보증권서도 유사한 이사회 구성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유일한 오너 대표로, 자산 100조원이 넘는 교보생명의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참여하는 다른 보험사 오너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교보맨' 부사장과 전무들이 교보생명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에서도 신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스타일이 유지되는지 미지수다. 교보생명 이사회는 신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사외이사 2명(이상훈, 하리 라잔)은 교보생명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코세어캐피탈 측 인사다. 2012년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던 대우인터내셔널이 해당 지분을 FI에게 넘긴 후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교보생명은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나 2016년 우리은행 과점주주 참여에서 누구보다 유력한 플레이어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사회 논의 단계에서 포기해야 했다.
그렇다고 교보생명 이사회에 신 회장의 아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내 등기임원인 이석기 부사장과 허정도 전무는 교보생명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신 회장의 1차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같은 구도는 계열사인 교보증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교보증권 이사회는 사내 등기임원 1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부터 5차례 걸쳐 연임에 성공한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이사회의 구심점과 동시에 대주주 신 회장의 비전을 실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유삼 사외이사도 교보생명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신 회장 및 회사 입장을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같은 사외이사인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 김동환 페이퍼코리아 사외이사는 신 회장의 복심을 이해하기보다는 회사의 정책을 적절히 견제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FI 출신 사외이사가 있어 밖에서 보기에 분열된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며 "오히려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고 이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