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삼성·LG전자, 신성장동력 '전장 사업' 고삐 죈다
2019-01-09 16:28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전장사업에 더욱 꼬삐를 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디지털 전장기기 '디지털 콕핏'이 적용된 1호 차량을 시장에 선보이고, LG전자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 삼성, '디지털 콕핏 2019' 공개···수주 본격화
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서 '디지털 콕핏 2019'를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미국 전장업체 '하만'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제품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해 만든 장치다.
디지털 콕핏을 이용하면 차량 안에서 가정에 있는 각종 전자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차량 내부에서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화면, 좌석 위치, 온도 등 개인별 최적화된 환경 속에서 취향에 맞는 음악, 영화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날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디지털 콕핏의 상용화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디지털 콕핏 첫선을 보인 이후 중국업체 수주가 있었다"며 "빠르면 내년, 시장에서 디지털 콕핏이 적용된 첫 번째 차량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부사장은 "중국 업체 외에도 작년 여름경 유럽업체의 수주도 있었다"며 "보통 자동차 관련 제품들은 전시회에서 공개된 후 4년 정도 뒤 시장에 본격 출시되는 만큼 2021년 하반기면 중국 외 나머지 업체도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만과의 시너지도 본격화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하만을 인수한 지 1년 10개월이 지났다"면서 "그동안 전세계에 있는 모든 자동차 업체를 돌며 디지털 콕핏을 소개해 온 만큼 시너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전장 분야에서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와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다.
◆ LG전자, MS와 협업···전장 부품 사업도 확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업을 토대로 LG는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자율주행차 부품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다목적 전방 카메라,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등 AI 기반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ADAS), 가상 비서 솔루션 액셀러레이터를 활용한 음성지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AI SW의 학습 및 검증,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또 LG전자는 CES에서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초청해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선보이는 비공개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증강현실(AV) 내비게이션, 중앙디스플레이장치 등 카 인포테인먼트 △ADAS 카메라,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 등 자율주행 및 편의를 위한 장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램프 라이팅 솔루션까지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도 전장 디스플레이 수주에 본격 나선다. 이번 전시회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뒷좌석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천장에서 디스플레이가 내려오는 방식을 채택할 전망이다.
삼성과 LG가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동차가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 달러(약 270조원)에서 2020년에는 3033억 달러(약 34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5G(5세대) 이동통신 등의 발달로 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게 됐다"며 "자동차 내부에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되고, 외부와의 연결성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