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 "로보어드바이저가 '개미지옥' 없앨 것"
2019-01-07 18:07
주식시장은 '개미지옥'으로도 불린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맡아온 역할은 돈을 잃어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에도 그랬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두 자릿수 수익을 냈지만, 도리어 개인은 손실을 봤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로 개인만 돈을 날렸다.
7일 본지와 만난 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대안으로 꼽아왔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로 정보 비대칭성을 없애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봇과 자문가(어드바이저)를 합친 새로운 말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다. AI를 활용하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지표와 통계만을 좇아 투자한다.
◆큰손만 정보독식 더는 안 돼
더욱이 개인 투자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호해왔다. 이런 종목을 다루는 증권사 역시 적다. 증권사 입장에서 큰 고객인 기관이나 외국인이 투자를 꺼려서다.
뉴지스탁은 국내 증권사와는 다른 길을 간다. 문경록 대표는 "우리는 상장법인 2000여곳을 대상으로 날마다 보고서를 업데이트한다"라고 말했다. 재무 평가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적 분석도 포함돼 있다.
투자전략 역시 '10인 10색'일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이런 차이를 금융 전문가를 통해 반영하려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비해 로보어드바이저는 적은 돈으로도 맞춤형 재테크를 할 수 있다.
문경록 대표는 "우리는 개인마다 가진 투자전략을 알고리즘 메이커인 '젠포트'를 통해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서는 보기 어려운 강점이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인 종목만 거래하는 투자자가 있다 치자. 여기에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이하'나 '거래량 15만주 이상' 같은 조건을 더 붙일 수도 있다.
뉴지스탁은 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짠다. 이뿐 아니라 2007년 이후 데이터를 제공해 해당 알고리즘으로 투자했을 경우 거두었을 가상 수익률도 계산해준다. 물론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투자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는 "과거 성과가 앞으로도 들어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라며 "그래도 성과가 좋았던 알고리즘은 가까운 미래에도 적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초보 투자자도 접근하기 어렵지 않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온, 검증을 통과한 투자전략을 '젠마켓'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알고리즘을 고른 다음 그대로 반영하거나 수정하면 된다.
그는 "전문가만 믿고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고, 요즘 세대는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며 "자기 생각을 알고리즘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자고 나면 성장
긴 호흡만으로는 주식시장에서 버티기 어렵다. 즉, 단일 알고리즘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뉴지스탁이 투자전략을 공유하는 젠마켓을 연 이유다. 투자전략을 더 많이 나눌수록 집단지성 효과도 커질 수 있다. 문경록 대표는 "젠마켓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규제는 새해부터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일임투자도 곧 규제를 풀어준다. 금융당국 시험을 통과한다면 개인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자고 나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커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물론 2018년 주식시장 상황은 1년 전보다 나빴다. 그래도 뉴지스탁은 같은 해 매출을 1년 만에 50%가량 늘렸다. 지금까지 알고리즘만 5만여개를 생성시켰다. 알고리즘 생성자와 유료 이용자 수는 각각 2000명, 4000명을 넘어섰다. 운용자산 역시 꾸준히 성장해왔다. 문경록 대표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팀원과 적극적으로 피드백해주는 고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공을 돌렸다.
뉴지스탁은 올해 새롭게 미국 주식시장 서비스를 내놓는다.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모든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상이다. 그는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곧 미국에 간다"며 "마음이 두근거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