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국의 성장기업 리포트] 글로벌 이커머스 '코리아센터' VS 한국 이커머스 '쿠팡'

2018-12-31 06:00
3000조원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노리는 코리아센터…100조원 국내 시장만 치중 쿠팡

김선국 성장기업부 기자
[사진=아주경제DB]

코리아센터가 세계 전자상거래 유통망 건설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현재 미국(뉴저지·가디나·델라웨어)과 일본(도쿄), 중국(상하이), 독일(프랑크푸르트), 한국(서울) 등 코리아센터의 7개 물류센터는 내년 유럽(영국)과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까지 확장된다. 판매자의 제품을 세계 어느 지역이든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게 코리아센터의 목표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역시 코리아센터의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사업모델이 일부 달라 단순비교가 무리일 수도 있지만 표면만 놓고 보면 내수 시장에만 치중하겠다는 쿠팡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500억원의 대규모 투자금을 수혈받은 쿠팡은 현재 인천 덕평 등 전국 60여 곳에 설치된 물류센터보다 두배가 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껏 적자폭을 늘려가면서까지 국내 물류 인프라 구축에 매진했다. 쿠팡은 이를 본원적인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이나 중국보다 땅덩어리가 턱없이 좁은 한국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인 물류 인프라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지닐지 의문이다. 위메프와 티몬을 넘어 신세계와 롯데 등 쟁쟁한 유통 경쟁자와 맞서겠다는 쿠팡의 내수 확장 전략이 시장에서 먹힐지는 두고볼 일이다.

내수가 아닌 해외 인프라에 치중한다면 100조원 국내 시장이 아닌 3000조원 해외 시장에서의 기대치가 비교가 안될 만큼 크다.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세계에 부는 한류 열풍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한국 제품·서비스를 등에 업고 말이다. 

쿠팡이라는 한국 기업 브랜드는 그자체만으로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류에 편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등 K팝이 세계를 흔들고, K-드라마가 세계인의 감성을 훔치고 있는 요즘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 문화를 판매할 수 있다. 미국이 영어를 만국 공용어로 만드는 과정에서 자국의 문화를 전파하며 세계를 섭렵하는 것과 결이 같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만 봐도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상품들도 많아 직구(수입)와 역직구(수출) 시장을 모두를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둘째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한국 기업의 서비스 정신이다.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은 주문부터 배송, 제품을 받는 과정까지의 전체 서비스 과정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나 중국에서 주문한 물품이 착오가 생겨 다른 물품이 오거나 제품 배송기간이 몇달 이상 걸리는 일이 잦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셋째는 한국 제품의 포시셔닝은 '가성비와 가심비가 높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을 이기기는 힘들지만, 제품 경쟁력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슷하거나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놔도 해볼만한 싸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코리아센터는 쿠팡에 비해 덩치는 작지만 훨씬 더큰 꿈을 안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까지 해외 7개 지역에 물류 센터를 세워 직구 시장을 섭렵했고, 내년부터는 9개 권역으로 확장해 역직구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코리아센터의 궁극적인 기업 목표는 글로벌 이커머스라고 한다. 최근 만난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그간 직구 플랫폼의 장점을 보이며 수입에만 치중해 왔다면, 내년부터는 코리아센터의 인프라로 수출에 역점을 두겠다"며 "최대한 많은 국가에 진출에 진출해 신개념 크로스보더(Cross-Border·국경 간 상거래)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11번가와 코리아센터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사업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팡이 해외 시장 진출에 여력이 없다면 11번가처럼 코리아센터의 해외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도 고려해볼만하다. 내수에 치중하는 기회비용이 매몰비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