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우려에도 美금리인상 강행…신흥국 불안 커지나
2018-12-20 17:46
"美금리인상 거의 끝나" 낙관론도...중앙경제공작회의 돌입 中대응도 촉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끝내 올해 네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신흥시장이 받을 타격을 둘러싼 우려가 다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둔화 가속 위험을 주시하며,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맞물리면 신흥시장 전반에 가공할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美금리인상 신흥국 불안 키우나··· "中 성장둔화도 힘든데"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흥시장에 일으킬 파문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서 자본이탈을 부추기고 외채 상환부담을 키우는 등 만만치 않은 역풍을 일으켜왔다. 1990년대 말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의 발단을 미국의 금리인상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같은 이유로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이 연초부터 곤욕을 치렀다. 배스는 미국 경제도 내년에 완만한 침체에 들어설 것 같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문제 삼았다.
브렌던 매키나 웰스파고 외환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아직 강해도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세가 모두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취약할 때는 신흥시장 통화가 고전하는 게 보통인데, 연준이 금리마저 올리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이 전보다 온건해진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이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며,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도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대니 팡 BBVA 투자전략가도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면 세계 경제의 여전한 확장세와 맞물려 신흥시장 자산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시장이 연준의 이날 행보에 처음엔 '그렇게 비둘기파(온건파)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매파(강경파) 같지도 않다'고 생각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봤다.
◆中, 내년 경제 틀 짜기 골머리··· 무역전쟁·대내외 악재에 '삼중고'
이런 가운데 중국은 내년 경제 정책의 틀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수 부양과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개방 조치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탓이다. '삼중고'에 직면한 중국이 21일까지 진행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해법 도출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경제 정책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르면 21일 회의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각 부처 부장(장관), 지방 성·시 지도자 등 고위층이 대부분 참석한다.
올해 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미·중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받아들일 만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여부다. 연준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신흥국 경기악화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경제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경솔하다"면서도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완화하는 방침이 확정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회의가 열리는 와중에 '선별적 중기유동성지원창구(TMLF)'라는 새로운 자금 지원 플랫폼을 내놨다. 기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보다 장기·저리 자금을 은행에 지원해 영세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