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비핵화, 본궤도 못 올라…내년 2~3월 판가름 날 듯"

2018-12-19 14:18
정부 고위당국자 "착공식 때 남북정상 '깜짝 만남' 가능성 없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주요국 주한공관대사 대상 정책설명회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12.10 [연합]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9일 올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아직도 비핵화가 본격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남북관계, 비핵화에 대한 불확실성·불예측성 그대로 많이 남아 있다"며 "살얼음판 걷는 기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사이에 정상급·고위급·실무진 접촉이 있었지만, 아직 양쪽의 비핵화 관련 실천적 조치와 그 상응 조치들이 상응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비핵화가 어떻게 진전되느냐 따라 남북 관계 영향받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내년 2~4월이 한반도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오는 2020년에 주변국들을 포함해 관련 당사국이 중요한 내부 정치적인 일정 목표 수요가 있는데, 내후년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 마련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판가름은 내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0년에는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의 해이고, 그해 11월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등 북미 간 중요한 정치 내부 일정이 잡혀있다. 

올해 새롭게 정비된 미국 의회가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경제 성과를 내기 위해 내년 제재 완화를 미국에 본격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1∼2월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이 예정돼 있다. 조 장관이 내년을 '비핵화 본궤도' 분수령으로 꼽는 이유다.  

조 장관은 "그런 의미에서 2019년이 중요하다"며 "내년 중에서도 1분기인 2~3월까지 '비핵화 본격 궤도 오르느냐'가 2019년 전체, 2020년까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 미치는 방향 좌우하는 계기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2∼3월을 넘어가면서 (비핵화 협상에) 변화가 없다면 민주당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공세가 강화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여러 측면에서 비핵화 협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핵화가 본격 궤도 올라서지 못하고 분위기 더 어려워진다면 남북 관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를 유지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오는 26일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정상이 '깜짝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도 "북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연내를 얘기했는데, 그 범위 내에서 아직도 얘기를 해오고 있다"며 "계속해서 진행형"이라고 전했다.

북측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비핵화 남북관계 상황서 북한이 심사숙고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북한이 조치 취했을 때 제재 완화가 제대로 상응 조치로 확보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에서 계산 판단이 쉽지 않은 듯"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