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평창 동계올림픽 예선 넘어진 이유 조재범 폭행 탓…"뇌진탕 증세 의식 잃었다"

2018-12-18 08:31

폭행 피해 진술 위해 법원 출석한 심석희[사진=연합뉴스 제공]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며 탈락했던 이유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 당한 후유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석희 선수는 17일 수원지방법원 법정동에서 열린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심석희 선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온 메모지를 읽으며 "피고인은 내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 폭언했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고 증언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전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고,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피고인은 경기나 훈련 중 폭행 사실을 부모님을 포함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라며 "피고인이 같은 범죄를 반복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심석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훈련하던 중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하면서 알려졌다.

수원지법은 지난 9월 19일 심석희를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