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력을]지역경제 빛과 그림자...제조업 위기 속 '청년' 오고, '스마트' 바람 불어

2018-12-16 14:45
17~28일 '지역 경제에 활력을!' 기획 보도
산단, 제조업 위기·지역 경제 침체·산업 고도화 맞물려 위기
'청년 친화형 산단 사업'·'스마트산단' 변화 시작

지역경제가 위기냐 기회냐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 제조업 위기와 지역 경제 침체, 산업 고도화 등이 맞물리며 지역경제가 '흥망성쇠'의 기로에 선 것이다.

특히 그동안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국가산업단지(산단)의 경우, 제조업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굴지의 기업들이 떠났고, 실업이 속출했다. 산단 주변의 음식점 및 숙박업, 도·소매업이 덩달아 어려움을 겪게 됐고, 지역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도시는 폐허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한파가 몰아치며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고개를 젓는 그때, 산단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이 손잡고 노후 산단에 청년들을 불러 모았다.

지난 2009년부터 노후 산단을 청년이 일하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구조 고도화 사업'이 추진됐다. 이어 2010년 근로생활의 질이 보장되는 '워라밸(QWL) 밸리 사업', 2013년 '혁신 산단 조성 사업', 2018년 '청년 친화형 산단 사업' 등을 거치며 산단이 젊어졌다.

그리고 지난 13일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구축하고, 스마트산단 10곳을 조성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공장혁신 △산단혁신 △일터혁신 등 제조업 전반에 스마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본지는 '지역경제에 활력을!'이라는 주제로 각 지역 산단의 현황과 비전, 향후 과제들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스마트 제조혁신 중소기업인 삼천산업을 방문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의 도움을 받으며 생산제품을 체험해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산단은 정부가 1966년 7월 울산을 특정공업지역으로 지정하며 첫발을 뗐다. 대단위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자동차 및 조선업 관련 산단을 건설해 중화학공업과 관련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하자는 취지였다.

지역 내 특화된 산업클러스터를 육성, 지역 경제를 부흥해 전체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2018년 현재 울산·창원·광주·여수·인천 등 63개 산단이 운영 중이다.

이 중 20곳 이상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선정한 노후 산단이다.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설비 노후와 함께 인건비 상승이 겹쳤고, 제조업 침체와 높은 생산비용이 맞물리면서 기업이 생산시설을 이전한 곳들이다.

경북 구미의 경우 삼성전자 공장이 베트남으로, LG디스플레이 공장이 파주로 옮겨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노후화된 공장지대에 공장과 사람이 떠나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하는 한국판 ‘러스트 벨트’가 현실이 된 셈이다.

반대로 경남 창원은 지자체가 ‘연구개발(R&D)시설’을 유치하면서 제조업 불황을 극복했다.

창원은 조선업과 자동차 부품산업, 가전제품 제조업체가 밀집한 전통적인 제조업 강세 지역이었지만 제조업 침체로 위기를 맞았다.

창원시는 기업 이전을 막기 위해 공장과 R&D시설 융합을 추진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주방가전 R&D 기능을 창원으로 통합했다.

생산과 연구가 한 지역에서 이뤄지면서 생산이 늘었고, 신제품 출시는 활발해졌다. 현재 창원국가산단 공장가동률은 83% 수준으로 전국 공단 가운데 가장 높다.

전북 익산 국가산단도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익산 산단은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민간 투자를 유치, 컨벤션 기능에 특화시켰다. 도심에 인접한 산단의 특성을 살려 컨벤션호텔을 지었고 기업체 행사, 전국체전 선수 숙소, 주민 편익 제공을 위한 시설로 활용했다.

또 익산 약촌오거리를 중심으로 비즈니스센터·호텔·지식산업센터란 융복합 시설을 설치했고, 노후 귀금속단지 공장을 리모델링해 보석 관광지도 조성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노후 산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익산과 반월·시화 등 12개 단지의 사업 57건에 총 2조2517억원이 투입됐다. 또 46건의 신규 사업을 발굴, 약 2조 이상의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1189개 산업단지 중 10곳을 스마트산단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국가산단 2곳을 선도 산단으로 선정해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산단 관계자는 "(산단은) 민간투자 유치 외에도 문화지원 사업, 고용복지 지원사업 등을 추진 중"이라며 "네트워크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공단 등 기업이 일하기 좋고, 근로자가 일하고 싶은 산단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