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생산 빨간불" 중국경제 내년엔 더 험난할듯

2018-12-14 15:28
지갑 닫는 중국인…소비증가율 15년래 최저
대출금리 인하 등 추가 부양책 기대
"성장률 목표치 6~6.5%로 낮출까" 중앙경제공작회의 내주 개최

중국경제. [사진=신화통신]


중국 경제 소비·생산 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로 돈줄이 막힌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며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비록 '90일 휴전'이 선언됐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차츰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내년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떠받치기 위한 여러 대책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 지갑 닫는 중국인…소비증가율 15년래 최저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260억 위안(약 578조3000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8%에는 물론, 전달 증가율인 8.6%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월별 소매판매 증가율로는 2003년 5월 4.3%를 기록한 이후 1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

특히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전체 소비 지표를 끌어내렸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11월 자동차 판매량이 25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 이후 근 7년 만에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5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시장은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1990년 이후 처음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레버리징, 무역전쟁 등으로 기업 생산활동이 위축되며 11월 산업생산액도 5.4% 증가해 약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의 증가율인 5.9%와 비슷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다만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으로 1~11월 중국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 예상치인 5.8%는 물론, 1~10월 5.7%보다 높은 수준이다.

마오성융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한 것은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중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6.5%를 달성할 게 확실해 보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미·중 무역마찰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내년 중국 경제는 더 많은 '외부' 불확실 요소에 직면할 것이라며 내년 무역전쟁 리스크가 한층 더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 대출금리 인하 등 추가 부양책 기대

중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무역전쟁, 디레버리징 등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2009년 1분기(6.4%) 이후 가장 낮은 6.5%를 기록했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올 들어 네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감세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독려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정·통화정책을 강화했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확대하며 11월 중국 위안화 신규 대출은 전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1조2500억 위안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앞서 10월 위안화 신규 대출이 전달과 비교해 '반토막'난 것과 비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 증가율은 여전히 10%를 밑도는 등 실물경제에 여전히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최근 잇달아 발표된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국내외적으로 거센 압박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며 "미·중 무역전쟁 휴전이 장기간 이어진다 하더라도 글로벌 성장 둔화, 신용증가세 둔화 등으로 중국 경제는 향후 몇달간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지도부가 기준 대출금리 인하를 포함한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 "성장률 목표치 6~6.5%로 낮출까" 중앙경제공작회의 내주 개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


내년 중국 경제엔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올해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중국 지도부가 경제 운용에 어려움이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9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6.5% 남짓에서 최대 0.5%P 내린 6.0%, 혹은 6.0~6.5% 구간으로 잡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경기 하방압력에 직면한 중국은 내년 성장률 둔화를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도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의 흐름을 유지해 나감과 동시에 고도의 질적발전과 공급측 구조개혁, 그리고 시장 개혁개방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앞서 13일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예비회의 격이라 할 수 있는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내용들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회의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금융리스크 해소 ▲빈곤퇴치 ▲환경보호라는 3대 과제 수행을 계속해서 이어감과 동시에 취업·금융·대외무역·외자·투자·시장전망 등 여섯 가지를 '안정(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 환경과 국내 조건의 변화에 변증법적으로 대응해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스스로의 할 일을 흔들림 없이 잘 완수해야 한다고 회의는 강조했다. 전략적 침착함을 유지함으로써 가장 우수한 정책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내년 중국 내수시장을 강력하게 키워서 외부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제산업 체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도 회의는 강조했다. 이밖에 민생 개선 등 방면에서 인민의 복지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