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15일) 하노이에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에 도전한다.

‘박항서 매직’에 매번 새로운 역사를 쓰는 베트남 축구팀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 시간 기준 이날 오후 9시 30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하노이 마이딘(My Dinh, 미딩) 스타디움에서 스즈키컵 결승 최종 2차전을 가진다. 앞서 양팀은 말레이시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 배팅업체도 "베트남이 우승"…박항서 “홈팬 응원에 힘입어 우승한다”
현재 베트남이 우승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윌리엄 힐 등 13개 배팅 업체들은 베트남이 스즈키컵 우승팀이 된다는 것에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승리 배당률에 평균 1.61배를 책정했다. 반면, 무승부 배당률은 3.72배, 말레이시아 승리 배당률은 5.16배로 책정했다.

이는 베트남 승리에 1만원을 걸고, 베트남이 승리하면 1만6100원을 돌려받고, 말레이시아 승리에 걸면 5만1600원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배당률이 낮은 팀일수록 배팅 업체들이 승리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부분이 베트남이 말레이시아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고 두 골을 넣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보다 좀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또 베트남이 객관적인 전력도 앞서고, 결승 2차전이 베트남 홈인 하노이에서 열려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 홈경기를 언급하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하노이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베트남 현지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말레이시아 홈팬의 압박을 이겨내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 베트남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베트남 주요 도심 월드컵 보다 뜨거운 열기에 '축제 분위기'
10년 만의 스즈키컵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둔 베트남은 현재 도시 대부분이 축제 분위기다.

지난 13일 결승 2차전 티켓 배부 때에는 하노이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 일찍부터 티켓 수령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당시 하노이 기온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1도를 기록했다.

주최 측의 갖은 노력에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암표 거래도 베트남의 축구 열기를 보여준다.

현지 언론 탄니엔뉴스에 따르면 결승 2차전 암표값은 베트남 중산층의 평균 월급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탄니엔뉴스는 “결승 2차전 암표 가격인 최고 500달러(약 56만원)까지 올랐다. 현지 중산층의 평균 월급이 500만 베트남동(약 25만원) 정도다. 월급을 다 줘도 결승 2차전 티켓을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예매한 결승 2차전 티켓 배부날 베트남축구협회(VFF) 본사 근처에 나타난 암표상들은 60만 베트남동짜리 티켓을 700만 베트남동(약 34만원)에 팔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암표상들은 “경기일이 다가올수록 티켓 가격은 올라간다. 700만 베트남동을 주고 사더라도 더 비싼 가격으로 다시 팔 수 있다”며 “손해 보는 일은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기가 열리는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심에서는 거리응원 준비가 한창이다. 마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광화문 거리응원을 연상케 할 정도다. 베트남 팬들은 이번 스즈키컵 조별리그 때부터 거리응원을 해왔다. 지난 결승 1차전 때는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이들은 박항서 감독의 사진과 베트남 국기 등을 들고 대표팀을 응원했다.

하노이 교통경찰국은 스즈키컵 마지막 경기이자 베트남의 우승이 결정되는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 거리응원에 나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계획이다.
 
◆한국도 '박항서 매직' 효과····SBS, 지상파 최초 스즈키컵 결승 생중계
베트남에 이어 한국에서도 스즈키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급기야 국내 공중파 최초로 스즈키컵 결승전이 생중계된다.

지상파채널 SBS는 이날 오후 9시 5분부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결승 2차전을 위성 생중계할 예정이다. 중계진은 SBS 축구 중계의 간판스타 배성재 캐스터와 장지현 해설위원이다. SBS은 스즈키컵 중계를 위해 주말 드라마 ‘운명과 분노’도 결방한다.

SBS의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스포츠도 이재형 캐스터와 박문성 해설위원이 하노이 현지에서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생중계한다. SBS 스포츠는 지난 11일 결승 1차전을 단독 생중계해 4.7%(닐슨코리아 집계)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덩달아 ‘박항서 매직’ 효과를 누렸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한국의 스즈키컵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며 “베트남, 한국 모두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스즈키컵 우승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