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완화에 중국 위안화 이틀새 1% 이상 절상, 흐름 바뀌나

2018-12-05 11:54
무역전쟁 '휴전'에 위안화 가치 급등, 연내 7위안 돌파 확률 감소
일시적 변화일 뿐, 위안화 하방압력 여전...대내외적 변수 지켜봐야

[사진=중국신문사]



미국과의 무역전쟁, 경기둔화 압력, 부채 리스크 등을 이유로 달러당 7위안 돌파를 앞둔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 위안화가 이틀 연속 가파른 절상 흐름을 이어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미·중 정상이 90일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일단 '휴전'을 선언한 영향이다. 

12월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74위안(0.11%) 높인 6.9431위안으로 절하 고시했지만 이후 위안화 그래프는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 소식에 위안화 매수 세력이 급증하면서 오후 가파른 상승 기류를 탄 것. 6.9278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마감가는 6.8885위안이었다.

역외 위안화의 경우 이날 오후 5시10분(현지시간) 기준 달러당 6.8789위안까지 환율이 떨어졌는데 이는 위안화 가치가 장 중 0.91%나 치솟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4일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무려 0.71% 절상 고시했다. 이는 1년 반래 최대 절상폭으로 시장의 시선이 위안화 시장으로 쏠렸다.

4일에도 가파른 상승세는 계속됐다. 6.8850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한 위안화는 장 중 잇따라 6.88위안, 6.87위안, 6.86위안, 6.85위안, 6.84위안을 무너뜨리며 6.8360위안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5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463위안 낮춘 6.847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전 거래일 보다 0.67% 상승한 것이다. 단 이틀 만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무려 1.3%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 절하세를 이어온 위안화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무역전쟁도 여전한 변수로 대외적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변동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둥우(東吳)증권 수석경제학자인 천리(陳李)는 달러 강세 여지가 남아있고 대외환경도 불확실해 양방향 등락을 거듭하며 점진적 절하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올 들어 위안화가 내리막길을 타면서 외부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급락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외국환평형기금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인민은행에 환율 방어에 나섰다는 정황도 포착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과 금융기관은 위안화 하방압력이 존재하고 하락세가 지속될 수는 있지만 단기적인 위안화 가치 급락은 없을 것이라면서 위안화가 합리적 수준에서, 즉 대내외 변수를 반영해 적절한 수준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에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을 두고 7위안 돌파 시기가 멀어졌다는 정도만 해석이 가능하다고 재신망(財新網)이 5일 보도했다. 

다수 전문가들이 이틀간 위안화 가치 급등의 배경으로 G20 정상회의가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것을 꼽는다. 앞서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공동선언을 채택하지 못했고 이에 시장은 이번 신호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신문은 전했다.  

자오칭밍(趙慶明) 중국금융선물거래연구원 수석경제학자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미·중 정상회담이 거둔 긍정적 성과에 크게 뛰었다"면서 "무역마찰에 따른 하강 압력이 줄면서 7위안 돌파 가능성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핑안(平安)증권은 연구보고서에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되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자극해 위안화 절하 압력을 해소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이 줄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을 고려할 때 위안화 절하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압력이 크지는 않아 어느 선에 도달하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보다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류청(劉澄) 베이징과기대 경제·경영대학원 금융학과 교수는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절상된 것은 투자자가 향후 시장 전망을 낙관했음을 반영하는데 특히 미·중 무역전쟁에 '휴전'이 선언되면서 당분간 중국 경제발전을 방해하는 우환이 사라지게 됐다"면서 "향후 3개월간은 위안화가 단기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훨씩 커질 수 있다면서 미·중 간 갈등이 순조롭게 해소되는지 여부와 수출입 상황, 세계 경기 회복세 등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