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전종진 굿초보 대표 "고객 입장에서 보험 알려주는 시대 연다"
2018-12-03 19:00
설계사와 대리점은 보험사 영업조직의 핵심이다. 이들은 고객을 직접 만나 상품을 설명하고 청약을 받을 뿐 아니라 사후관리까지 맡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보험사의 실적(초회보험료 기준)에서 설계사·대리점이 차지한 비율은 26.7%에 달한다. 단순 저축성 보험을 제외하고 보장성 보험만 따진다면 비율이 60% 이상으로 올라간다.
은행을 비롯해 다른 금융업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영업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보험 상품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난해한 보험 상품을 피하다보니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숙련된 설계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 어려운 보험상품 알기 쉽게 가이드···사업 중심은 '보험 초보'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보험 상품이 너무 많고, 가격도 너무 달라서 기준이 없었습니다" 전종진 굿초보 대표는 보험 산업의 불편함 덕분에 회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보험 상품을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얼마 없었습니다. 보험사 사이트에 상품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있지만, 고객 입장이 아니라 보험사 입장에서 정리한 내용이라 알기 힘든 용어도 많고, 상품 구조도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인지 '굿초보'라는 플랫폼 이름에서부터 전 대표의 철학이 묻어난다. 굿초보는 '굿 초이스(good choice) 보험'의 줄임말로 보험 초보자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비교·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시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험 서비스'라는 중의적 의미도 담고 있다. 어느 각도에서 생각해도 보험 초보가 사업의 중심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굿초보의 핵심 서비스도 보험 초보에 대한 가이드가 많다. 본인이 보장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보험 가입 굿팁 서비스'와 고객이 가입하고 싶은 보험의 최저가를 비교해주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 보험을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굿딜 서비스'도 보험 초보에 대한 가이드의 연장선이다.
"저희는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보험을 쉽게 알려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아예 동영상 등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100% 무료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니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콘텐츠를 찾아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보험 상품이 어렵다는 게 요즘에는 굿초보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웬만한 핀테크 업체도 보험 상품을 상세히 알기가 어려워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다년간 보험 산업과 상품·마케팅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기에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할 때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도 문제고 낮아도 문제입니다. 저희가 생각할 때 보험은 진입장벽이 상당히 심합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 다행히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 잘 알고 시작할 수 있어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핵심 과제는 "고객 돈 절약"···마일리지 제도 도입 임박
굿초보의 사업 중심이 '보험 초보'라고 한다면 핵심 과제는 '세이빙 머니(Saving Money)'다. 고객이 실제 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작은 핀테크 기업이 당장 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고객이 실생활에서 당장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굿초보는 고객이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서 실제 돈을 아낄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보험 말고 다른 서비스를 같이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 확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굿초보가 검토하고 있는 마일리지 제도가 그 일환이다. 앞으로 고객이 굿초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보험과 연관된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은 해외 인터넷 서비스 등에 대한 니즈가 있다. 굿초보를 이용하는 고객은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동시에 해외 인터넷 서비스 등도 마일리지를 통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이 같은 '마일리지 상품군(群)'을 론칭할 예정이다.
"아직 장기적인 계획이긴 하지만 우리 마일리지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나중에 암호화폐로까지 발전시켜 보고 싶습니다. 암호화폐를 통해서 보험 가입이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좀 더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원숙해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장기적으로 굿초보는 고객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금융 허브'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시작은 보험업 위주였지만 마일리지나 기타 핀테크 상품을 추가해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고객이 저희 플랫폼을 이용해 금융상품을 구매할 때 절약을 할 수 있도록 계속 회사를 키울 수 있다면, 금융 허브로까지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