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의 완성 '이것' 난로로 쓴 고양이
2018-11-29 12:00
[노트펫] 방금 끓인 국, 기름에서 막 꺼낸 튀김, 즉석에서 무친 나물은 생각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것'이 빠지면 결국 간만 보다 끝난다. 바로 갓 지은 쌀밥이다.
그런데 갓 지은 쌀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고양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소분해놓은 밥을 담은 통 사이에 들어가 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양옆으로 뜨끈뜨끈한 열기가 은근히 뿜어져 나오니 마음에 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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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
가족과 떨어져 자취하는 지안 씨는 평소 한 번에 많은 양의 밥을 지어놓고, 소분해놓는 편이다. 이날 역시 소분한 밥을 냉동실에 넣기 전 잠시 식히는 도중에 체체가 난로로 사용한 것이다.
체체는 평소에도 따뜻한 걸 무척이나 좋아해 조금이라도 따뜻한 장소만 찾아다닌다는 게 지안 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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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매력적인 체체. |
지안 씨는 두 번의 파양을 겪은 체체의 사연을 듣고, 지난해 5월 새 주인을 자처했다.
지안 씨 역시 완벽하게 준비된 건 아니었지만, 당장 오갈 데 없이 버려질 위기에 처한 체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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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담을 늘어놓는 체체. "내가 왕년에 말이지~ 이렇게! 이렇게!" |
지안 씨 집에 온 날, 체체는 옷방 구석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체체가 스스로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무심한 척했던 지안 씨지만,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그렇게 서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던 어느 날 체체가 다가왔다. 지안 씨는 체체가 처음 몸을 비비던 그날, 그 감촉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지안 씨에게 이미 마음을 열어서인지 가끔 놀러 오는 지안 씨 가족에게도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몸을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지안 씨는 체체에게 다소 더러운(?) 일로 감동한 적이 있다.
그는 얼마 전 일본으로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친구에게 체체를 맡기고, 간단한 사료 급여와 배변 처리 정도를 부탁했다.
친구가 3일간의 짧은 집사 생활을 성실히 수행한 뒤 드디어 지안 씨가 돌아오는 날, 종일 배변을 보지 않다가 지안 씨가 돌아오고 나서야 안심이 됐는지 대소변을 잔뜩 생산해내는 체체를 보며 지안 씨는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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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주인아 얼른 돌아와..더는 참을 수가 없어!" |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은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지안 씨는 "당분간 둘째를 들일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 이유를 묻자 "체체가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안 씨 본가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데, 지안 씨가 본가에 다녀오면 체체가 한참이나 냄새를 맡으며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지안 씨에게는 체체의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안 씨 본인은 둘째 입양을 원하는 만큼 체체가 마음을 열어준다면 머지않아 동생맞이가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안 씨와 체체의 동거생활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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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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