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출산·양육 개인에서 세상의 일로 넓히는 첫 걸음"

2018-11-28 19:04
국회보건복지위 아동수당 6세 미만 모든 아동 지급 합의
아동수당 지급 포용적 복지구현

은수미 시장이 아동수당 지급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성남시 제공]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이 '출산과 양육은 개인에서 세상의 일로 넓히는 첫 걸음이다. 늦었지만 아동수당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는 28일 국회보건복지위가 전체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만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키로 의결한데 따른 소회다.

이날 국회보건복지위는 우선 만 6세미만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되, 9월부터 지급대상을 만 9세 미만 모든 아동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논란이 돼온 아동수당 100% 지급에 사실상 물꼬가 트인 것이다.

은 시장은 다음 세대를 위해 권력과 부를 행복으로 전환하고 복지로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해 포용적 복지를 구현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시는 아동수당 준비 초기부터 지역화폐 형태, 인센티브, 체크카드 형식 지급 등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9월 첫 개시일 이래 전국 최초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지 않고 아동수당을 100% 지급했다.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유일한 지자체이자 아동수당 10만원에 지역화폐 인센티브 1만원을 추가해 총 11만원을 지급한 첫 번째 지자체 사례로 꼽힌다.

성남시의 아동수당 100% 지급 정책은 그 간 불필요한 계층에까지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는 맹공을 받았지만 시는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대상자 100%에게 지급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대상 아동 90%는 기존 아동수당으로 지급하고, 선정기준액을 초과해 아동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10%의 가정에는 아동수당과 동일한 금액으로 ‘아동수당 플러스’라는 형태로 별도의 수당을 지급한 것이다.

이 정책에는 은 시장의 철학과 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아동수당을 선별적으로 지급해 드는 비용이 최대 162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100% 지급할 때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한 연평균 예산 1588억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매번 지급 시 또는 새로운 대상자가 포함될 때마다 상위 10%를 추려내야 하고, 금융재산 조사통보, 복지담당 공무원 인건비 등 행정 비용에 국민불편 비용 등 사회적 비용까지 반영하면 전체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더구나 제도가 정착된다 해도 해마다 1000억원의 비용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여기에다 사회 갈등 조짐도 있었다. 10%를 걸러내면서 아동수당을 통해 정부가 소득상위 10%를 공식 인증하는 새로운 ‘계급론’을 불러일으킨다는 주장까지도 제기돼왔다.

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시 의회의 조례 통과, 복지부 협의 등 법적근거를 마련, 100%지급을 강하게 추진한 결과, 아동수당 체크카드 최종신청률이 98.7%에 이르렀다.

시는 아동수당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까지 결합시켰다.

아동수당을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사용처를 지역 내로 한정시켰다.

강하게 나오던 부모들의 반대는 토론과 설득의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누그러졌고, 성남지역 카드가맹점 중 대형마트, 유흥·단란주점(술집) 등 사용제한 업종을 제외한 4만5000여 곳에서 아동수당 카드를 사용하게 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관련 시책이 시작된 9월 1~21일까지 20일간 지급된 아동수당은 총 33억9868만원으로 이중 절반가량인 16억103만670원이 지역 카드가맹점에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마트·생협·식료품·음식점에서 사용금액의 61.6%를 소비하는 등 골목경제 활력에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월 11만원이 4만3000여명에게 지급돼 연간 약 416억원이 지역 경제로 되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동수당에 앞서 지난해 청년배당, 산후조리, 생활임금 등으로 지급된 성남시 지역화폐 판매액이 총 278억원 규모임을 감안할 때 연간 최대 1000억원이 성남 지역 상권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는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0% 가구에게도 국비로 아동수당이 지급되면, 시가 지급해 온 인센티브 금액을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올려 12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도 밝혀온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통과로 아동수당이 지급되면 연간 100억원 안팎의 자금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이 재원을 활용하면 인센티브 지급액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시측의 판단이다.

시는 아동수당 정책의 2단계로 전통시장과 연계한 온라인유통망 구축, 구매배달 서비스 도입, 아동수당 지급 연령과 지급액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은 시장은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아동수당이 그 첫걸음”이라며, 아이가 행복한 성남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국회가 힘과 지혜를 모아준 것에 감사하다는 맘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