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머스·게임 기업, 동남아 '엄지족' 노린다

2018-11-27 14:28
-CJ ENM '다이아 티비(DIA TV)' 크리에이터 콘텐츠 진출
-넥슨·게임빌·컴투스, 모바일 게임·e스포츠 시장 공략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케이콘(KCON) 2018 태국'의 컨벤션 현장. [사진=CJ ENM]


국내 커머스·게임 업계가 6억4000만명의 인구가 포진해 있는 동남아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매년 디지털 경제 규모가 늘어나고, 2030세대 비율이 높은 '엄지족'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27일 구글이 최근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Temasek)과 공동 작성한 '구글 e-conomy SEA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동남아시아 지역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올해보다 3배가량 성장한 2400억 달러(약 27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태국의 하루 평균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이용 시간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베트남 역시 전체 인구의 약 72.9%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 티비(DIA TV)'는 2016년부터 동남아 시장 진출의 물꼬를 터왔다. 파트너 창작자의 콘텐츠가 현지 시장에 유통·확산될 수 있도록 동남아 내 유력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뷰(VIU)'와 제휴를 맺고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 다이아 티비는 페이스북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파트너 크리에이터 '창메이크업(Changmakeup)' 채널과 그의 화장품 브랜드 오펠리아(OFELIA) 제품을 통한 커머스 사업을 지난 1년 동안 추진해 15종의 상품을 완판하기도 했다.

CJ ENM의 V커머스(비디오커머스) 콘텐츠 제작 센터 '다다 스튜디오'도 지난 7월 16일 베트남 호찌민시에 매달 1000편의 V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다다 스튜디오 베트남'을 열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e커머스 기업인 큐텐(Qoo10)에 콘텐츠·커머스 전용관 'K-City'를 론칭하기도 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한류 컨벤션 행사 '케이콘(KCON)'을 지난 9월 동남아에서는 처음으로 태국으로까지 확대 개최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동남아 스마트폰 사용자를 타깃으로 삼은 한국 게임사의 진출도 활발하다. IT 시장조사업체 뉴즈에 따르면 2019년까지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인도네시아 61%, 태국 47%, 말레이시아 37%씩 매년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동남아시아 전체 게임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4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은 자사의 PC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M'을 지난 7월 동남아시아에 론칭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한달 만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각각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빌도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탈리온(TALION)'을 9월 동남아 전역에 출시, 2주 만에 태국 애플 앱스토에서 매출 순위 3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동남아 지역 e스포츠 이용자가 2016년 기준 9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해당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컴투스는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통해 동남아시아 e스포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유명 게임쇼 '인도네시아 게임스 챔피언십'에서 ‘서머너즈 워’의 실시간 대전 e스포츠 프로그램 '월드아레나'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올해부터는 태국에서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은 막대한 인구와 더불어 평균 연령이 낮아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면서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당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IT서비스 업체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