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 해결하랬더니…“명함 보는 여자랑 결혼하면 고생한다”
2018-11-19 15:42
중기부, 산업부 주최 ‘Leading Korea, Job Festival’
윤동환 월드클래스300기업협회장 발언
윤동환 월드클래스300기업협회장 발언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주최한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월급이나 명함 보는 여자와 결혼하지 마라”, “지금의 달콤한 사탕이 아닌 미래를 위한 회사를 선택해라” 등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 쏟아졌다.
이 같은 발언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한 ‘Leading Korea, Job Festival’에서 나왔다.
19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이 행사에서 윤동한 월드클래스300기업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젊은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소기업 다니는 남자는) 결혼할 때 힘들다고 하는데, 월급이나 명함 보는 여자와 결혼하지 마라"며 "그런 여자와 결혼하면 고생 직싸게 한다”고 발언했다.
윤 회장은 “명함이나 월급은 몇년만 참으면 된다. (그러면 더 좋은 회사로) 올라갈 수 있다”며 “월급이나 명함 보고 직업을 선택하지 말고, 미래를 선택하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도 “먼저 세상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명함을 보지 말고 미래를 보라는 윤 회장의 말에 동감한다”고 말을 더했다.
이날 행사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근로조건을 갖춘 중소기업이 참가해 구직자와 기업 간 인력 미스매칭을 줄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경쟁력과 가능성 있는 기업이 많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발언에 참가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면접 컨설팅을 받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20대 취업 준비생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이미 (눈높이를) 많이 낮췄다”며 “중소기업에 입사 지원을 해도 어떤 점 때문에 탈락했는지 연락조차 없다. 단순히 눈높이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는 "(윤동환 회장 발언 의도는) 대기업의 월급이나 명함만 볼 것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도 월드 클래스 기업이 많으니 취직해서 꿈을 이루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청년 채용박람회에는 당초 5000여 명의 구직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에서 청년 구직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전에 진행한 개회식 참석자도 정부 관계자나 기업에서 나온 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취업포털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이 중심이 된 채용 박람회는 참가자가 많기 힘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