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故신성일 등 영화인 덕" 수상소감 마저 아름다웠던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

2018-11-09 19:29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 수상자와 시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1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마른내로 명보아트홀에서는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아름다운예술인상은 지난 한 해 가장 뛰어난 활동 업적을 남긴 영화와 연극 예술인, 선행으로 귀감이 되는 예술인, 영화발전에 기여도가 큰 공로 영화인을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수상자에게는 총 1억원의 시상금(각 부문별 2000만원)과 함께 상패를 수여한다.

이날 행사에는 신영균 설립자를 비롯해 올해 수상자인 김용화 감독, 신동석 감독, 배우 전무송, 유지태, 김효진 부부, 지난해 수상자인 이준익 감독, 배우 명계남, 유해진, 차인표, 신애라 등이 참석했다. 공로예술인부문의 수상자인 故신성일의 대리 수상을 위해 고인의 아내인 엄앵란도 시상식을 찾았다.

앞서 제8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은 지난해까지 영화부문 대상을 포함해 연극, 신인배우, 선행 예술인(또는 공로 영화인)부문까지 4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으나 올해부터 대상 부문을 별도로 선정하지 않고 영화, 연극, 신인배우 또는 독립영화, 선행 부문인 굿피플예술인과 공로예술인 부문까지 5개 부문으로 시상제도가 바뀌었다.

먼저 영화 ‘살아남은 아이’를 연출한 신동석 감독은 독립영화예술인부문을 수상하며 “영화를 찍으면서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어려움을 몇 차례 겪었다. 때마다 신기하게도 누군가 영웅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곤 했다. 덕분에 영화를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고 세상에 숨은 선의를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수상하면서도 새삼스레 깨달은 점이 있다. 故신성일 배우처럼 영화에 평생 헌신한 선배님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한국영화 그리고 독립영화는 성장하기 못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굿피플예술인부문 수상자인 유지태는 “이렇게 귀중한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고 본인의 이익에만 집중하지 말라는 뜻으로 듣고 작품 활동을 하며 복지 등 선순환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효진은 “너무 부족한데 이렇게 귀한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부부가 돼 좋은 일을 함께하니 기쁨도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며 살도록 하겠다. 좋은 일 했다고 주신 상금, 좋은 곳에 쓰겠다”고 거들었다.

전무송은 데뷔 50주년 기념작 ‘보물’에 이어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건재한 연기자로서의 열정을 보여준 바. 연극예술인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무송은 “상을 받는다는 건 떨리고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56년 전 연극에 입문하며 가장 먼저 마음속에 새긴 것은 ‘아름다운 배우, 멋진 배우, 훌륭한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이었다. 그것은 저의 숙제였다. 긴 시간 힘들 때마다 그 꿈을 먹고 아름답고 멋지고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해 달려왔다. 오늘 아름다운 예술인이 된 것을 인증할 수 있는 상을 받게 되었다. 아름다운 예술인, 아름다운 배우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나머지 생을 다하겠다”고

영화 ‘오! 브라더스’ ‘국가대표’ ‘신과함께’ 시리즈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영화예술인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상 이름 자체도 제겐 큰 부담”이라며 “은사님께서 제게 ‘감독이라는 직업이 힘든 건 현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걸 다하는 척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과함께’를 비롯해 매 작품마다 훌륭한 스태프와 열정적인 배우가 없었으면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했을 거다. 그분들을 대신해 (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 공로예술인으로 선정된 故신성일을 대신해 엄앵란이 대리 수상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로예술인상은 지난 4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故신성일이 수상했다. 원로배우 신성일은 1960년 ‘로맨스빠빠’로 데뷔해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국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톱스타의 인기를 누리며 한국영화 중흥기를 견인한 대표적인 연기예술인이다.

고인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엄앵란은 “두 번씩이나 우리를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 본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했겠나. 죽을 때까지 자기는 영화인이라고 하던 사람이다. 돌아가시던 당시에도 손으로 허우적거리며 프레임을 맞춘다고 했었다. 감사하다. 이 상을 잘 받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한평생 영화를 위해 살아온 故신성일인만큼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영화인들은 고인에 대한 추모를 시작하고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사회를 맡은 방송인 임백천은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고인께서 저의 결혼식 주례를 봐주셨다. 당시 제게 ‘건강한 가족을 만들라’고 했던 게 떠오른다”며 울컥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5개 부문 시상이 끝난 뒤에는 올해 수상자인 김용화 감독과 신동석 감독, 배우 전무송, 유지태, 김효진의 핸드프린팅 설치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한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2011년 초에 설립되어 매년 두 차례씩 8년간 예술인 자녀 421명에게 학비를 지원한 예술인자녀 장학사업과 예비 영화인재 73명에 대한 단편영화 창작 지원사업, 한국영화의 미래인 어린이 743명에게 영화체험 교육사업을 시행해 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