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수백명 지방이동 '인력 재배치'로 개혁 시동
2018-11-05 06:00
거대 조직 '기민성' 극대화
'지역경제 살리기' 정부 코드에도 부합
'지역경제 살리기' 정부 코드에도 부합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서울 사무소 직원들을 포항, 광양 제철소 등으로 내려보내는 '인력 재배치' 카드를 확정할 전망이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백년기업 포스코'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대 조직 포스코, '기민성' 갖춘다
4일 포스코 관계자는 "5일께 발표 예정인 포스코 개혁안에는 임직원 일부를 각각 포항, 광양 제철소로 이동시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안다"며 "아직 최 회장의 재가가 떨어지진 않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는 현장을 중시하는 최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며 "또한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현 정부의 코드에도 가장 부합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최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11월 3일께 개혁안을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사례를 볼 때 '인력 재배치안'이 현실성 떨어지는 얘기도 아니다. 가장 최근인 권오준 전 회장의 경우에도 포항에 있던 솔루션마케팅팀을 서울로 올려보낸 바 있다.
다른 포스코 관계자는 "회장이 바뀔 때마다 부서 또는 개인이 지방 또는 서울로 이동했다"면서 "다만 이번에는 포스코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만큼, 그 규모 및 성격을 놓고 억측들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 회장도 인력 재배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최근 "현장 경영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생산, 안전, 기술 등 실무부서부터 마케팅 등 지원부서도 대상으로 언급된다. 다만 각 부서마다 최대 수십명을 차출해 내려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근거지인 서울을 두고 지방으로 발령받는 직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겠지만, 인력 재배치는 조직에 신바람을 넣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직원 수만 1만7000여명에 이르고, 본사가 포항인 포스코 입장에서는 기민성을 갖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장기성장 기틀 마련...최정우호 본격 시험대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의 '하드웨어'(유형)를 변화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향후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하며, 오는 2023년까지 △철강 사업 고도화 △신(新)성장 사업 발굴 △친환경에너지·인프라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5500명의 청년 인재를 육성하고, 1조 펀드를 조성해 포항·광양에 벤처밸리를 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들 굵직한 사업들은 모두 최 회장이 취임한 이래 불과 3개월 여만에 계획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백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 내놓을 포스코 개혁안은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무형)에 관한 내용이 담겨 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대표적으로 최 회장이 각종 전략협의 회의체를 통합시켜 간소화한 '전략조정 회의'는 현재 불필요한 절차 등을 크게 줄여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대내외적으로 장기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개혁안이 발표되는 대로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