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행복도시 해답, 슬로시티로 찾는다"

2018-11-03 18:33
역동성과 여유로움이 조화로운 도시...국제슬로시티 선포

허성곤 김해시장이 국제슬로시티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해시 제공]


7천여 기업군을 거느린 역동적인 도시 김해시가 가야역사문화자원에 바탕한 슬로시티(slow city)로 역동성과 여유로움이 조화로운 행복도시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해시는 3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국제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을 개최해 '균형 있고 조화로운 김해! 행복으로 물들다'란 슬로건과 함께 '김해 슬로라이프 4.0' 비전을 선포했다.

슬로시티는 환경과 전통문화를 존중하고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나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행복운동으로 1999년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i)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시작돼 현재는 전 세계 257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슬로시티는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다. 우리나라에는 15개 도시가 가입돼 있고 김해시는 지난 6월 전 세계 245번째, 국내 14번째로 국제슬로시티연맹에 가입했다.

국제 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에서 (왼쪽부터)손대현 이사장, 허성곤 시장, 김형수 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해시 제공]


◇1995년 시군 통합 당시 26만명에서 현재 55만명으로 급성장
  시 현안과 발전은 "슬로시티'로 푼다!


김해시는 국내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1995년 시군통합 당시 26만명이던 인구는 두 배 이상 늘어 현재 55만명에 달한다.

1천400여개 기업체는 7천500여개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이런 급격한 성장으로 도시가 발전한 만큼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졌지만 이면에는 도농 불균형, 무분별한 도시 개발과 공장 입주로 인한 난개발,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상존해 있다.

김해시는 이런 문제들을 슬로시티 운동으로 풀어간다. 슬로시티는 시민이 중심인 행복공동체운동이므로 김해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 추진할 방침이다.

그렇다고 개발은 외면하고 옛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해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시민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도시 인프라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해, 가야국의 발원지인 '금관가야' 태동 지역
  "지역경제, 자연, 문화, 사람" 4대 핵심사업으로 실현


김해에는 슬로시티와 어울리는 자산들이 많다. 김해시는 2천 년 전 찬란한 철기문화로 융성한 가야국의 발원지 금관가야가 태동한 곳이다. 또 분청도자기, 장군차, 진영단감, 산딸기 등 전통산업과 전통음식이 어우러진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해시는 이러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김해 슬로라이프 4.0' 비전과 '균형 있고 조화로운 김해! 행복으로 물들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경제, 자연, 문화, 사람'이라는 4대 핵심사업 분야별 전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과제를 수립하고 단기, 중기, 장기 실천계획을 마련했다.

분야별 전략과 실천과제를 살펴보면 '지역경제' 분야는 도시형 슬로비즈니스라는 전략 목표 아래 '내 삶이 변화하는 행복한 도시, 스마트도시 김해', '아시아 슬로비즈 어워즈 개최', '안전한 먹거리, 슬로푸드 플랜' 등의 세부 실천과제를 수립했다.

'자연' 분야는 김해 온통생태 프로젝트라는 전략 목표를 정하고 '공원 전자파 제로지대', '도시숲 가꾸기 사업 확대', '화포천 습지보전 관리센터 및 생태촌 조성', '미세먼지 감축대책 수립' 등을 실천과제로 정했다.

'문화' 분야의 경우 김해 2000년 플러스 유산이라는 전략 목표 아래 '가야건국 2천년 세계도시 프로젝트',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 '허왕후 신행길 관광자원화 사업', '낙동강 뱃길복원 등 슬로레저 활성화' 등의 과제를 실천한다.

'사람' 분야는 가야 슬로공동체라는 전략 목표를 세워 '명상센터 조성', '김해 슬로학교 개설', '사회적 기업 발굴 프로젝트', '사람중심 행복도시 김해 프로젝트' 등의 실천과제를 수립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당장 추진할 사업을 정해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콘텐츠 권역 주민협의회 구성', '시민 교육 플래너 및 프로젝트 매니저 그룹 육성', '김해 슬로기업협의체 구성 및 아시아 슬로비즈니스 포럼 개최', '교차로 슬로시티 랜드마크 설치(달팽이 슬로존)', '김해 20% 플러스 녹색지대 만들기(작은 녹색정원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먼저, 콘텐츠권역 주민협의회 구성은 김해 전역으로 슬로시티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3~4개 콘텐츠권역을 선정하고 다른 슬로시티와는 다르게 권역별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주민 참여와 전문성을 높인다.

시민 교육 플래너와 프로젝트 매니저 그룹 육성 사업은 슬로시티에 대한 인지도 확산과 사업 추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시민, 학생, 기업인, 다문화 이주민,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국슬로시티본부의 자격증 교육을 통해 시민강사와 시민슬로시티교육 플래너와 프로젝트 매니저 그룹을 육성해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국제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해시 제공]


◇슬로시티 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 개설, 기업 참여 확대

한국슬로시티본부는 2015년 10월 21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민간자격증 발급 허가를 받아 슬로시티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슬로기업협의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초기 슬로시티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10여개 기업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각종 사업 추진의 주체로 참여시키는 한편 향후 참여기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 슬로비즈니스 포럼의 경우 슬로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포럼과 어워즈를 개최, 슬로시티 회원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제적인 슬로시티 문제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국제적인 위상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또한 기업 차원의 슬로시티 실천 방향성인 작고(SMALL), 여유있고(SLOW), 지속가능한(SUSTAINABLE) 경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교차로 달팽이 슬로존의 경우 김해 주요 회전 교차로에는 슬로시티 달팽이 마크를 설치하고 차량에는 슬로시티 스티커를 붙여 여유있고 친환경을 지향하는 교통문화에 동참하는 시민들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다.

김해 20% 플러스 녹색지대 만들기는 김해 전역을 녹색 이미지로 만들어 가기 위해 시민과 기업 주도로 작은 녹색정원을 만들고 계절별 꽃과 나무를 심도록 유도하는 운동이다.

허성곤 시장은 슬로시티 선포식에서 "김해시는 우수한 전통과 문화, 자연 유산 등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 해답과 방향을 슬로시티에서 찾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도시와 농촌, 빠름과 느림, 첨단과 옛것, 자연과 기술의 균형과 조화로움이 깃든 도시, 시민의 행복이 물든 도시 김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