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우리금융지주 회장 지망자가 '한 트럭' 몰려왔다고
2018-11-01 18:10
[아주논설실]민영화한 우리은행, 최대주주 예보의 힘으로 입김 넣으려는 정부…상식이 답인데
오늘자(11월1일자) 아주논설실 생각의 힘은 임재천 금융부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상식에 맞게'라는 칼럼을 음미하겠습니다.
# 지주사 전환은 기정사실화... 문제는 수장
임부장의 우리금융지주 얘기는, 그간 꾸준히 쏟아지던 최근 금융권의 관심사를 막바지에 한번 점잖게 짚어준 글입니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이달인 11월 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문제지만, 이미 그것은 기정사실화된 것 같고 그 지주사의 수장인 '운전사'가 누가 될 것인가를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우리은행은 2016년 민영화됐지만 지배구조를 보면 좀 아리송합니다.
# 과점주주 7곳이 공동경영, 그런데 단일 최대주주는 정부의 예보
현재 과점주주 7개사가 27.22%의 지분을 갖고 공동경영을 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설립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이 18.43%로 단일기업으로는 여전히 최대주주입니다. 거기에 국민연금도 9.29%를 갖고 있죠.
민영화 발표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완전민영화'라고 선언했지만, 저 지분 구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불쑥불쑥 들어올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실력 발휘?
2017년 우리은행장 선임 때 예보가 뽑은 비상임이사를 임원후보추천위에 넣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죠. 예보의 뜻은 관철되지 못했지만, 언제든지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묵시적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금융지주사 회장 문제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최종구 위원장은 "정부가 의도한 사람을 회장에 앉히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우리도 생각이 있고, 당연히 저희가 판단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죠.
이 단서는 국감에 출석한 최위원장이 "정부가 행장이나 회장을 시키기 위해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꼬리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최대주주의 의지'가 민영화의 취지를 뒤집고 이 은행을 흔들 수 있음을 다시 보여준 겁니다.
# 계열사도 거의 없는데, 지주회장을 굳이 따로?
사실 금융지주라고는 하지만, 우리은행은 현재 우리카드 외엔 딱히 존재감 있는 계열사가 없습니다. 우리은행의 비중이 97%입니다. 과거 우리금융지주 시절처럼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투자은행, 우리카드, 우리아비바생보 등 16개 계열이 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죠.
과연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두 사람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 나옵니다. 임부장은 금융권의 말을 빌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금융지주 회장을 하겠다고 이력서를 내민 인사가 구어체 표현으로 '한 트럭'은 된다는 겁니다. 점잖은 소식통(정부관계자)인지라 '한 트럭'이란 말 대신, 일반고속 탑승자(44명)에서 우등고속 탑승자(28석) 사이 쯤 될 거라고 운을 띄웁니다.
# 회장 지망자 한 트럭이 몰려왔다, 바람잡기?
지금껏 거명된 인사를 한번 볼까요. 손태승 현 우리은행장의 겸임을 점치는 이들이 상당수인데, 이분은 작년 채용비리 사태 때 구원투수로 들어와 은행의 분위기와 실적을 일신한 공적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은행 출신인사는 신상훈, 김종운, 김희태, 선환규, 오갑수씨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또 혹여 낙하산이 다시 내려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죠. 이력서로 들어온 '버스탑승자(?)'들의 면면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요.
임부장이 말한 상식은, 민영화라는 취지와 우리금융지주의 단촐한 지배구조를 고려한 관점일 것입니다. 굳이 새로운 사람을 집어넣어서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익과 업계 공감대가 있느냐는 물음이기도 할 겁니다.
답은 거의 당연한데, 금융당국이 최대주주의 유혹을 느끼며 이 자리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7일의 임시이사회가 궁금해지는 겁니다. 이런 일 할 체력 남았으면, 글로벌 은행들이 동남아진출에 바쁜 흐름이나 좀 읽고 좀 큰 눈을 가지시라고! 임부장의 일갈입니다.
이상국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