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164만4000원으로 정규직(300만9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에도 취약계층의 근로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일련의 정책이 정부 의도와는 다르게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8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임금근로자는 200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은 661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6000명(0.6%)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3.0%로 전년과 비교해 0.1%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8월 조사에서 33.2％를 기록한 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비정규직의 비율은 8월 기준 △2013년 32.5％ △2014년 32.2％ △2015년 32.4％ △2016년 32.8％ △2017년 32.9%로 올랐다. 비정규직은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로 나뉜다.

한시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괄한다.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고 비기간제의 경우 근로계약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으나 계약을 갱신·반복해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인해 계속 근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말한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며 주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돼 있는 노동자다. 비전형 근로자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자, 일일 근로자, 가정 내 근로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는 각각 382만3000명, 270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9만8000명, 4만5000명 증가했다. 비전형 근로자는 4만1000명 감소한 20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비정규직 비중은 0.1%포인트 상승했는데,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한시적 근로자는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 폭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4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6~8월)간 월평균 임금은 255만8000원이었다. 1년 전보다 12만8000원(5.3%) 증가한 액수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64만4000원으로 정규직(300만9000원)보다 136만5000원 적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비정규직 임금은 7만5000원(4.8%) 올랐다. 증가 폭은 역대 3번째로 크다. 그러나 정규직 임금이 15만8000원(5.5%) 늘어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 커졌다.

이밖에 비정규직은 여자가 55.6%로 남자보다 11.2%포인트 높았다. 여성 비중은 전년과 비교해 0.4%포인트 올랐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전체 비정규직의 24.9%로 가장 많았다.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전보다 1개월 늘어난 2년7개월이었다. 정규직(7년9개월)과는 5년2개월 차이가 난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규직의 절대 임금 증가 폭이 비정규직보다 컸다"며 제조업 등 특정 산업 내에서의 정규직 구성비율이 높아 임금 상승이 정규직에 미친 영향 자체가 좀 더 컸던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자체가 잘못됐보다는 과도한 속도전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재민 한양대 교수는 "최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정규직 채용의 부담이 아주 많이 커졌다"면서 "추진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성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채용해야 한다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