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조원태 대외행보 재개… 대한항공 50주년 '이상 무'
2018-10-21 18:28
국제정세, 항공업 경쟁력 유지 파란불… 내년 IATA 총회 준비도 박차
지난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자가 6개월여 만에 나란히 대외활동을 재개하고 나섰다. 사실상의 오너 부재가 장기화되며 많은 우려를 샀던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조 사장의 대외활동 재개에 따라 창립 50주년을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검찰이 불구속 기소 판단을 내린 다음날인 지난 18일 제 30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으로 대외활동에 나섰다. 조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미재계회의는 정부에 앞서 민간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정부간 협상을 지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재계회의는 기술변화, 통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해가면서 리더십을 발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8~19일 진행된 제 62차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사장단회의는 조원태 사장의 대외활동 복귀자리였다. 제주도 칼 호텔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일본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말레이시아항공 등 15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 항공업계의 성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주도하고 있지만 각종 위험이 상존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에 놓인 상황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펀더멘털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정 등 현안이 집중된 상황에서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인 조양호 회장이 나설 필요성이 컸고, 조원태 사장은 대한항공이 아시아 항공시장의 리더로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역할이 절실했다”며 “두 인물의 대외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국가경제 및 항공산업 경쟁력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의 경영복귀로 대한항공은 내년 예정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등 대형 이벤트와 새로운 50년을 위한 대비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9년 제 75회 IATA연차 총회의 주관항공사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에서 IATA 연차총회가 개최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IATA 연차총회는 각 회원항공사들의 최고경영층 및 임원, 항공기 제작사 및 유관업체 등 전세계 각계에서 1000여명 이상의 항공산업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의 항공업계 회의다.
대한항공이 차기 IATA 연차총회 주관 항공사로 선정된 것은 그 동안 IATA 내에서의 대한항공의 공헌도가 높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989년 1월 대한민국 최초로 IATA에 가입해 내년 가입 3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IATA의 분야별 6개 위원회 중 4개 위원회의 핵심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이자, 31명의 BOG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직을 겸하고 있다. IATA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굵직한 결정을 주도하며 대한항공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해 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IATA에서 항공업계의 결정을 주도해온 조 회장이 의장직을 수행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컸던 상황”이라며 “조 회장이 대외활동을 재개하며 대한항공은 국제항공시장 리더로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