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탁사 신규 플레이어 진입 코앞…투톱체제 바뀔까

2018-10-21 15:52
LF, 코람코 인수비용 조달 무리 없을듯…"문제는 인수 뒤"
부동산 금융 무관한 LF, 코람코와 시너지 창출 변수
신규 신탁사 인가 등 치열한 경쟁 예고

 
신탁사 신규 플레이어 진입 코앞…투톱체제 바뀔까

 



잇단 알짜기업 인수를 통해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는 LF가 이번에는 부동산 금융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시장은 '인수 뒤'를 집중한다. 자금력으로 무장한 LF와 코람코가 시너지를 낼 때 신탁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1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LF는 부동산 금융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에 대한 실사를 조만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인수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람코의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1177억원, 588억원에 달하는 등 영업이익률이 평균 50% 내외를 기록 중인 점에 비춰, 별 무리 없이 인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LF가 코람코를 인수하면 연결 영업이익은 약 46% 증가할 전망이다.

LF는 올해 8월 코람코자산신탁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LF가 코람코의 지분 46%를 인수하는 데 1600억원을 들일 것으로 본다. 이 정도 인수 비용은 LF의 내부 유보자금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한 수준으로, LF는 상반기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을 3700억원가량 지니고 있다.

문제는 인수 뒤다. 신탁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신탁사 2~3곳을 신규 인가할 방침이다. 굵직한 금융회사들이 물망에 오른다. 여기에 LF의 코람코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투톱'이 이끌어 온 신탁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사에 비해서 LF가 신탁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LF는 그간 본업인 패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외식, 주류, 방송, 호텔 등 알짜사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신사업 진출에 가속페달을 밟아왔으나 비연관 사업을 인수하는 데 대해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신탁업계에서는 부동산 금융과 무관한 LF가 코람코를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지주회사 등에 신규 신탁사를 인가해주려고 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며 "금융사는 신용이 워낙 좋아, 투자를 받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KB, 하나 등 금융지주사 산하 신탁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기업인 LF가 모기업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반면, LF의 막강한 자금력이라면 코람코의 성장을 견고하게 받쳐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예로 한국자산신탁은 MDM그룹에 인수됐던 2011년 당시, 매출이 한토신의 25.2%에 불과했으나 이후 매년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신탁업계 1위 기업인 한토신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울러 LF가 코람코 창업주인 이규성 코람코발전협의회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지분 5.43%를 포함해 개인주주협의회의 지분까지 최소 40%~최대 50% 수준에 달하는 지분을 사들일 예정인 만큼 오히려 구본걸 회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경영체제가 구축돼 공격적인 영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LF는 19일 코람코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재공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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