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파 무섭다면 지구온난화 남의 일 아니다
2018-10-17 15:06
미 공군 최첨단 전략무기인 F-22 스텔스 전투기 17대가 한날 한시에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미 공군 전력의 10%, 우리돈 2조원 규모의 자산이 사라졌다.
그러나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군도 이번에는 손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허리케인 '마이클'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플로리다 서부 파나마시티에 있는 틴들 공군기지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F-22도 최대 풍속이 시속 250㎞에 육박하는 초강력 허리케인 앞에선 장난감에 불과했다. 발라당 뒤집히거나 엉키고 부딪혔다. 격납고 지붕은 뜯겨나갔고 유리창도 남아나지 못했다.
추위도 한 달 먼저 찾아왔다. 겨울 한파에 대한 걱정도, 롱패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벌써 들려온다. 북극 해빙(海氷) 면적이 2012년 이후 최소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불안을 부채질한다. 북극 해빙이 녹으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반구에 한파가 몰려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과 유례없는 기상이변은 “지구 온난화를 막으라”는 지구의 경고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주 공개된 '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은 기후변화에 대한 과감한 조치가 없으면 인류가 재앙적인 홍수와 폭풍, 화재, 가뭄과 그로 인한 극심한 가난에 조만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행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인 미국의 엇박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이클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서도 “50년 전에도 이런 허리케인이 있었다”며 기후변화를 부정했다. 세계 195개국 모두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겠다는 약속인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도 취임 직후 탈퇴해버린 그다. 당장 기후변화 문제에 돈을 들이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정책은 근시안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기후변화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를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라면 먼 나라의 일처럼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는 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폐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충분히 벌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