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눕고 보는 '벌러덩' 강아지
2018-10-16 12:00
[노트펫] 대개 '눕는다'고 하면 사람에게 국한되는 표현이다. 동물은 신체 구조 상 엎드리는 편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드러눕는 강아지가 있다는 제보 가 들어왔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드러눕는다는 강아지 '오쏠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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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러덩 본능' 오쏠이. |
향기 씨의 반려견 오쏠이는 밥을 먹다가도 벌러덩, 남편과 놀다가도 벌러덩, 부르기만 해도 벌러덩 눕는다. 심지어 목욕도 누워서 한다니 보통내기가 아니다.
귀엽기만 한데다 누운 채 가만히 있는 덕분에 안약 넣을 때는 참 편하다지만 건강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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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쏠이의 건강 유지 비결은 편식하지 않고 야채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다. |
이에 향기 씨는 오쏠이와 함께 동물병원에 내원했지만, 오쏠이를 진찰한 수의사는 "건강에 전혀 문제 없다"며 향기 씨를 안심시켰다. 오히려 알아서 드러눕는 바람에 X선 촬영이 쉬웠다며 웃음을 보였다.
수의사는 다만 "오쏠이가 내장지방이 많으니 다이어트를 꼭 시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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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내일부터 다이어트래..오늘 마지막으로 한 잔 할게 말리지 말아줘" |
오쏠이가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전에는 애교 부리느라 잠깐씩 눕는 게 전부였던 오쏠이는 지난해 망또와 사랑의 결실을 맺은 뒤 몸무게가 2kg이나 늘었다. 몸이 무거워지니 눕는 빈도와 시간이 늘어났다는 게 향기 씨 설명이다. 일종의 출산 후유증인 셈이다.
물론 항상 누워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개들처럼 엎드려 쉬거나 자기도 하는데 단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눕고, 한 번 누우면 유난히 오래 누워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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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씨 부부보다 먼저 결혼한 오쏠이와 망또. |
오쏠이는 5살 난 포메라니안으로, 2살 연하 '망또'를 남편으로 둔 능력자다.
향기 씨는 내년 3월 식을 앞둔 예비신랑이 키우고 있는 망또를 데려와 오쏠이와 함께 키우고 있다. 향기 씨가 일을 잠시 쉬면서 미리 합사하기로 했는데, 자신보다 먼저 부부생활을 시작한 두 녀석이 부럽기만 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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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노는 오쏠이와 망또. |
오쏠이와 망또는 둘 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좋아해 어딜 가도 쉽게 사랑받는다. 이런 성격은 대개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찔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두 녀석 모두 한 번씩 잃어버릴 뻔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먼저 오쏠이는 머나먼 강원도에서 잃어버릴 뻔했다. 당시 향기 씨는 오쏠이를 데리고 지인들과 강원도에 놀러갔다가 오쏠이를 잃어버렸다. 정신없이 노느라 향기 씨가 먼저 골아떨어진 게 화근이었다. 뒤늦게 숙소로 들어온 일행이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 문틈 사이로 오쏠이가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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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오쏠이 또 자요.." |
재미난 건, 향기 씨는 지인들에게 후일담을 듣기 전까지 오쏠이를 잃어버린 것조차 몰랐다는 사실이다. 향기 씨가 일어나기 전 일행이 숙소 앞 편의점에 갔다가 근처 상점에서 재롱부리며 간식을 얻어먹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오쏠이였다고 한다.
망또는 비바람이 거세던 날 예비신랑이 회식 후 귀가하면서 현관문을 연 틈을 타 가출을 감행했다가 다음날 검거된 적이 있다. 향기 씨 예비부부의 심장을 내려앉게 만든 망또는 근처 주유소에서 고구마를 얻어먹으며 코까지 골며 잘 잤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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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불 좀 꺼줘 헤헤" |
향기 씨는 "오쏠이가 누워있는 시간을 더하면 내가 누워있는 시간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지금까지는 건강에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지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누워있을 땐 간식을 안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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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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