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마이크] 종로 거리에서 퓨전 한복이 더 많이 보이는 이유
2018-10-17 16:31
종로구는 재작년부터 '한복 사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우리 고유의 한복 입기를 알리고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국내외로 알리려는 취지의 봉사활동이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인사동과 삼청동, 광화문, 경복궁 등 전통문화 공간 일대를 돌며 국내외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길 안내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서울의 주요 고궁에서는 전통한복을 착용 시 입장료가 무료인 혜택도 제공하며 전통한복을 알리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덕분에 캠페인 시작 전인 2015년에는 약 1만 3천 명이던 한복을 입은 고궁 관광객이 2017년 63만 명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현재 종로구에는 한복 대여점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고, 한복 대어 지점은 200여 군데에 이른다.
하지만 궁궐에 무료입장을 하고 들어온 사람들이 입은 한복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부분이 전통적인 한복이 아닌 '퓨전 한복'을 착용하고 있어 종로구에서 '한복 사랑 캠페인'과 고궁 무료입장(세 곳) 혜택을 실시한 목적이 변질되고 있었다. 한복을 입고 고궁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주변 대여점에서 빌려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기야 최근 종로구청에서는 전통에서 크게 벗어난 퓨전 한복에 대해서는 고궁 무료입장 등 한복 착용 혜택을 없애는 방안까지 거론하며 고궁 관리 부처인 문화재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과는 반대로 시대에 맞게 변형된 '퓨전 한복'을 인정하자는 여론도 있다. '사회가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옷도 거기에 맞춰서 변하는 것이 맞다'라는 취지의 의견이다.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우리의 것을 지키자는 '전통한복'과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퓨전한복'을 두고 옷을 빌려 입는 학생과 청소년들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8기 채유진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