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숙취해소에는 콩나물국이 좋다?

2018-10-12 00:01

[사진=연합뉴스]

 
한국 사람들이 과음으로 속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해장국이다. 다른 나라도 해장 음식이 있지만, 우리만큼 다양한 해장국이 존재하는 나라는 없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콩나물국이다.

우리는 콩나물국에 들어가는 콩나물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콩나물에 대한 기록은 6세기 남조시대인 양나라 때 도홍경이 쓴 신농본초경집주라는 책에 처음 나온다. 여기에 황권이라는 약재가 수록돼 있는데, 콩에서 나온 새싹을 말린 것이라 했으니 이게 바로 콩나물이다. 책에는 콩나물을 말려놓은 황권이 위 속의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다. 또 신농본초경집주에서는 황권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끓여서 먹는 게 제일이라 적혀 있다.

신농본초경집주에 보이는 황권의 약효는 고려와 조선시대 의학서에도 똑같이 전해 내려온다. 우리나라 문헌에서 콩나물은 고려 고종 23년(1236년)에 발행된 향약구급방에 기록이 있다. 향약구급방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의 의학서인데 여기에도 콩에서 나온 싹을 말려서 약으로 쓴다고 나온다.

해장국의 대표 격인 콩나물국은 지역에 상관 없이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본 고향은 전주다. 전주의 콩나물국은 두 가지로 나뉜다. 토렴을 하는 남부시장식과 계란을 뚝배기에 넣고 끓여 내는 전통 방식이다. 끓여서 내는 방식은 뜨거운 온도가 오래 유지되고 계란을 넣었기 때문에 그 고소함이 국물에도 배어든다. 반면, 남부시장 방식은 국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온도로 나오고 계란은 수란으로 따로 주기 때문에 국물이 맑고 팔팔 끓이지 않아 콩나물도 아삭하다.

콩나물 머리에는 비타민B1이 풍부하고, 몸통에는 비타민C, 뿌리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다. 특히 아스파라긴산은 숙취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스파라긴산은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숙취를 해소할 때 콩나물국을 많이 먹는 이유다. 아스파라긴산(100g당 1101.56mg)은 뿌리 부분에 가장 많아 뿌리까지 통째로 넣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콩나물의 칼륨과 섬유질도 고혈압과 변비 예방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성분이다. 콩나물에 들어 있는 칼륨은 100g당 298mg 들어 있으며,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설해 고혈압 예방과 완화에 좋다. 또한 콩나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100g당 4.3g) 변비 예방에 좋다. 식이섬유는 대장 내에서 물과 결합해 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를 크게 함으로써 배변 횟수와 대변량을 증가시켜 변비를 개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