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재명 "'관상' 단역으로 시작, '명당'까지…전생에 좋은 일 한 듯"
2018-10-10 16:32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유재명은 타고난 장사꾼 구용식 역을 맡았다. 뛰어난 수완과 말재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탁월한 그는 땅의 기운을 읽는 친구이자 지관인 박재상과 풍수 보는 일로 돈을 번다. 장동 김씨 일가로부터 가족을 잃은 박재상을 13년간 살뜰히 챙길 만큼 정이 많은 그는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을 걱정하면서도 그를 돕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극에 웃음을 주는 캐릭터지만 “마냥 가볍거나 웃음만을 위해 소모되는 캐릭터”는 아닌 구용식에 관해 유재명은 어떤 이해와 해석을 더 했을까? 아주경제는 최근 유재명을 만나 영화 및 배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나눈 유재명의 일문일답이다
영화를 본 소감은?
- 내내 조마조마했다.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컸다. 심장이 두근두근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차분해진 상태다. 조화롭게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영화가 가지는 매력을 말하자면 땅을 쟁취하기 위한 암투부터 친구들의 우정과 흥선대원군의 비하인드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가 있는 것 같다. 명절 밥상 같은 작품이다. 그 중 저는 조기 같은 캐릭터를 맡은 것 같다. 잘 말려진 쫀쫀한 조기 같은 캐릭터였다.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왔는데 ‘명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용식은 영화의 코미디를 맡고 있다. 무거운 사극에서 코미디 연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영화의 톤앤매너를 잘 유지한 것 같다
- 그렇게 봐주셨다니 다행이다. 용식이 튀는 순간 발란스가 깨진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화롭게 분위기를 받쳐주는 게 저의 목적이었다. 다들 강력하고 절대적인 인물들이니까 용식은 서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봤다. 큰 역할이었는데 구용식만의 신념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여겼다. 단순 조력자가 아니라 판단했다.
즉석에서 펼치는 애드리브도 있었나?
- 몇 가지 있었다. 많지는 않은데 감독님과 상의 하에 애드리브로 연기한 장면들도 있다. 살고자 하는 용식의 본능을 (애드리브로) 담아내고자 했다.
역학 시리즈의 시작점인 ‘관상’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 짧게 나왔다. 아마 영화에서는 편집되었을 거다. 신기하게도 ‘관상’에 단역으로 출연해 ‘명당’의 조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요즘엔 신기하고 좋은 일이 많이 벌어진다.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한 걸까? 살아온 대로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얼떨떨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영화 ‘명당’이 유재명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 지금 현재 가장 완성된 저의 모습이 담긴 것 같다. 오래 연극을 하다 영상 매체를 시작하게 된 건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이고, 저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한 건 ‘비밀의 숲’ 같다. 작품의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그 단계에서 ‘명당’은 저의 완성이라고 본다. 새로운 시작이자 삶의 화두를 던지는 작품인 거다. 더불어 백윤식 선생님을 비롯해 존경하는 동료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명당’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원룸 하나만 있어도 좋을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우리는 더 크고 멋진 곳을 찾게 되지 않나. 그러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작게나마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용식의 대사처럼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것을 가지고 싶은지를 말하고 있다. 작은 재미로는 영화적 재미를 만끽하고 맥주 한잔하며 환기해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드라마·영화 등 많은 작품이 성공했고 결혼도 앞두고 있다. 유재명에게 올해는 남다른 해일 것 같다
- 그렇다. 지금 심정은 되게 행복하면서도 얼떨떨하다.처음 해보는 결혼이라서. 하하하. 결혼식은 소박하게 준비하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