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도 중국기업들 뉴욕증시 상장 '러시'
2018-10-04 11:19
올 들어서만 美 증시 IPO로 8.35조원 자금 조달
中 스타트업 장기적 수익 기대감 높아…뉴욕증시도 강세장
中 스타트업 장기적 수익 기대감 높아…뉴욕증시도 강세장
미·중 무역갈등이 나날이 고조되는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증시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고 중국기업의 기업공개(IPO)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권거래소에서만 중국기업들이 IPO를 통해 모두 74억 달러(약 8조3500억원)어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중국기업 IPO 규모인 39억 달러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글로벌 기업공개(IPO) 투자 자문사인 르네상스캐피탈에 따르면 올 3분기에만 중국기업 10곳이 미국 증시에서 IPO를 통해 33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4년 래 최대 규모다. 올 1~3분기로 보면 모두 23개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이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IPO 숫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앞서 지난 달 27, 28일에도 중국 온라인영어교육업체 류리숴(流利說·LAIX)와 키보드앱으로 잘 알려진 중국 모바일앱 추바오(觸寶·쿠텍)가 연달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두 기업이 IPO로 조달한 자금을 합치면 모두 1억2400만 달러다.
텐센트가 투자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蔚來, 웨이라이), 중국 중고차 전자상거래 플랫폼 유신(優信), 중국 신흥 전자상거래기업 핀둬둬(拼多多)도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표적인 중국 기업이다.
심지어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재정학 교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증시에서 IPO를 진행한 중국 기업 3곳 중 2곳은 적자기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자자들은 미·중 양국간 지정학적 갈등을 넘어서 중국에 대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무역전쟁 속에서도 강세장을 이어가는 뉴욕증시도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북돋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수석투자 전략가 리처드 터닐은 "나날이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이 주요 리스크이지만, 대부분의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가 기업에 타격이 될 수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시장의 기대를 못 미치기도 한다. 지난 달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니오 주가는 지난 3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6.3달러로, 공모가(6.26달러)를 간신히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