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rd BIFF] '뷰티풀 데이즈'부터 '킬링'까지…부국제 상륙한 324편의 영화들②

2018-10-04 07:01

영화 '뷰티풀 데이즈'(왼쪽)와 '엽문 외전'[사진=영화 '뷰티풀 데이즈', '엽문외전' 포스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오늘(4일) 23번째 결실을 맺는다. 지난 3년간 크고 작은 문제로 몸살을 앓던 BIFF는 갈등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릴 예정. 79개국에서 출품된 324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다.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 영화계 안팎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탈북자의 고난과 희생을 전시하는 작품이 아닐까 의심할 법도 하지만 영화는 피해자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자 한다. 영화의 엔딩을 보고 나면 ‘뷰티풀 데이즈’가 이제 막 시작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혈연의 굴레를 벗어난 인간애에 기반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라고 ‘뷰티풀 데이즈’를 소개하기도 했다.

동시대 거장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는 장률 감독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관금붕 감독의 ‘초연’,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킬링’이 선정됐다.

장률 감독의 색채가 고스란히 담긴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배우 문소리, 박해일, 정진영, 박소담, 문숙, 이미숙, 명계남, 윤제문, 정은채, 한예리 등 많은 배우가 출연한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군산’이라 이름 붙여도 좋을, 도시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는 군산에 많이 남아 있는 일본식 건물과 정원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한편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만행을 담은 사진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윤동주 시인이 연변에 계속 살았다면 조선족이 됐을 거라는 대사가 대변하듯 이 영화는 겉보기와 다른, 세상의 감춰진 형상을 다룬 작품”이라거 소개했다.

이어 영화 ‘초연’은 ‘완령옥’, ‘인지구’를 만들었던 관금붕 감독의 신작. 중국활동 후 오랜만에 홍콩으로 돌아와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왕년 라이벌 간계였던 두 스타 여배우가 ‘투 시스터즈(Two Sisters)’라는 연극 공연을 준비하면서 초연 때까지 겪는 불안과 위기를 세심하게 담아내 눈길을 끈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킬링’은 시골에서 무술 수련에 전념하던 청년이 갑자기 마을을 찾아온 무법자의 무리로 인해 사무라이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감독인 츠카모토 신야와 아오이 유, 이케마츠 소스케가 영화의 주역을 맡았다. 특히 ‘킬링’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려 더욱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의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부문도 흥미롭다. 수바 시바쿠마란 감독의 '내 아버지들의 집',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 김보라 감독의 '벌새', 베크잣 피르마토프 감독의 '호텔 오로라', 주신 감독 '사라지는 날들', 추이시웨이 감독 '폭설',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여명', 투라지 아슬라니 감독 '골드러너', 권만기 감독 '호흡', 타쉬 겔트쉔 감독의 '붉은 남근'이 리스트에 올랐다.

(위부터) '초연',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킬링' [사진=영화 '초연',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킬링' 스틸컷]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필리핀 특별전으로 꾸며진다. 필리핀 영화계 거장 감독과 시대상을 녹여낸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람베르토 V. 아벨라나 감독의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1965)을 비롯해 페르난도 포 주니어 감독의 ‘재장장이 플라비오’(1980), 마이오 오하라 감독의 ‘신이 없던 3년’(1976), 에디 로메로 감독의 ‘그때 우리는’(1976)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시각과 스타일을 지닌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볼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과 상업영화부터 예술영화, 블록터스터에서 독립영화까지 망라하여 한국영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작을 선보이는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특정 감독이나 의미 있는 주제의 회고전을 통해 한국영화사를 재조명하는 ‘한국영화 회고전’, 세계적인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신작 및 유수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하여 한 해 비아시아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소개하는 ‘월드시네마’,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감각과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뚜렷한 작가의식을 보여주는 비아시아권 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플래시 포워드’가 관객들을 위해 준비를 마쳤다.

또 영화의 시선을 넓혀 색다르고 차별화된 비전을 보여주는 단편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분야의 수작을 모아 선보이는 부문인 ‘와이드 앵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호러, 사이언스 픽션, 컬트 영화 들을 신작 위주로 소개하는 ‘미드나잇 패션’, 올해 신설된 섹션으로 예술적 성취로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총 13편의 작품을 소개하는 ‘부산 클래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영화를 즐겨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을 장식할 폐막작은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다. 홍콩 정통무술영화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 버전인 ‘엽문 외전’으로 현재 중국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액션스타 장진과 양자경 등이 출연한다. 거기에 태국의 액션 아이콘 토니 자와 프로레슬러 출신 할리우드 배우 데이브 바티스타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 홍콩 액션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한편 위 영화들은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등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소개되며 79개국 324편이 공개된다.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40편, 월드 프리미어 115편 (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5편 (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