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중간선거 개입 시도..증거 있다"

2018-09-27 10:11
트럼프 "시 주석, 친구 아닐지도 몰라"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국이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계 양강의 갈등이 무역,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선거 개입까지 확대되면서 공개적인 대립 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UN안보리 회의 중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중국이 11월로 다가온 2018 선거에서 나의 행정부에 불리하도록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중국)은 나나 우리가 승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무역에서 중국에 도전하는 최초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라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회의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리에겐 증거가 있다. 증거는 나올 것이다. 없는 얘기가 아니다. 그건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 주석이 나의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는 내 친구가 아닐지도 모른다”라면서 그간 친분을 강조해 온 시 주석에 대해서도 경고를 날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 역시 중국 “정부 전체”가 뇌물과 사이버 전략, 선전 등을 활용하여 수용 불가한 수준으로 미국의 정치 시스템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사업가, 싱크탱크, 영화 제작소, 언론, 종교 지도자, 심지어 정치 후보자들까지 중국의 정책을 지지하는지 안하는지에 따라 불이익이나 보상을 준다”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다음 주 허드슨 연구소에서 예정된 연설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시기와 일치한다. 미국은 2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10% 관세 부과를 시작했고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에 5~10% 맞불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자문은 중국의 관세가 특히 공화당 기반 지역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중국은 우리의 농부, 축산농가, 산업 근로자들이 내게 충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공격함으로써 우리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주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 북한, 이란뿐 아니라 중국 역시 미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례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선거에 잠재적으로 개입을 시도할 나라로 러시아, 북한, 이란, 중국을 꼽았다.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역시 25일 한 안보 회의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 종종 보다 교묘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전략을 실행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모든 능력을 활용하여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선전을 퍼뜨리고 언론을 조작하고 중국 정책에 비판적인 학생들을 포함한 개인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