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⑥IT관광..SNS로 관광지 찾고 AI로 움직이는 호텔
2018-09-28 07:01
정보통신기술 기반 관광 플랫폼 변화의 시대 맞아
빅데이터ㆍ인공지능의 진화에 관광산업 발맞춤
빅데이터ㆍ인공지능의 진화에 관광산업 발맞춤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독일 교포 민철기씨(42‧교사)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가장 먼저 꺼내 든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독일에서 미리 인터넷을 통해 찾아 놓은 자신만의 ‘한국 여행 가이드’를 보기 위해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이끌려 고국 땅을 밟았지만, 세월이 훌쩍 지난 기억 속 한국은 희미했다. 걱정은 없었다. 숙박 예약부터 관광 코스와 관광지 맛집까지 빼곡하게 스케줄을 짜 놓았다. 민씨가 한국 여행 첫날 저녁 찾은 곳은 복잡한 인사동 골목길의 막걸릿집. 민씨는 한국의 멋과 맛을 즐긴 순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일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렸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는 세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관광산업의 혁신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구현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정보통신기술(ICT),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긍정적 영향은 관광산업의 수익창출에 깊게 스며들고 있다.
◆관광산업의 플랫폼이 달라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행에 관한 정보를 얻는 데 인터넷을 이용한 여행객이 74%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이런 추세가 가속화됐고,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의 비중이 늘면서 관광 플랫폼의 변화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관광산업에 있어서 IT 기술의 접목과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급변하는 관광업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진행 중인 관광벤처사업에서도 IT 관광 시대의 흐름이 두드러진다. 올해 선정된 총 72개 사업(예비관광벤처 44곳 포함) 가운데 플랫폼 구축이나 앱 개발 등 IT 기반 관광서비스 제공이 전체의 3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높아지는 IT 관광산업의 비중을 반영한다.
◆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의 진화
관광수요와 여행행태의 정확한 예측은 관광정책 및 관광개발,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한 중요한 기초 공사다. 관광산업에서 성별, 연령별 관광지와 관광시설 이용데이터, 소비패턴, 카드정보, 이동통신정보, 공간정보, 상권정보 등 빅데이터의 활용은 관광객의 유형별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모바일이나 웹정보로 제공하면서 서비스 개선은 물론 관광지에 대한 선호도 파악, 관광객들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한국인의 2018년 여행 트렌드를 ‘S.T.A.R.T.’(Staycation, Travelgram, Alone, Regeneration, Tourist sites in TV programs)로 정의해 발표했다. 최근 2년(2015년 10월1일~2017년 9월30일) 동안 소셜미디어(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포털미디어(블로그, 포럼, 뉴스미디어)의 국내 여행 버즈 총 131만5597건을 빅데이터로 취합해 분석하고, 관광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도출한 결과다.
최근 관광객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여행 과정에서 경험한 인상적인 사진이나 여행 후기를 소셜미디어나 포털미디어에 남겨 기억한다. 이는 국내 관광지를 방문한 여행자의 지역 특색을 반영한 관광욕구와 함께 감성적인 부분까지 분석 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르지 않다. 한국 여행의 만족도를 반영한 각 지역의 관광문화상품과 여행 스케줄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제공되는 효과를 누린다.
관광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 창의적인 색깔을 띠고자 하는 여행 욕구와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유와 피드백이 향후 국내 관광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곳은 숙박 업계다. 통신사나 IT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첨단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영화 속 상상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선두 주자는 KT다.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내세워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는 AI 호텔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 ‘기가지니’로 음성인식, 터치스크린 등 호텔서비스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