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쇼크 10주년 앞두고 열린 중국 금융안정회의 "블랙스완 경계하라"
2018-09-11 14:19
70일새 금융안정 회의만 네 차례…류허 부총리 주재
무역전쟁, 신흥국 불안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 혼란 '경계'
무역전쟁, 신흥국 불안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 혼란 '경계'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블랙스완' 예방에 나섰다. '블랙스완(검은 백조)'이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10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8일 열린 중국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안위) 3차 회의에서는 각종 금융위기를 효율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며 기존의 리스크는 물론, 각종 블랙스완에 잘 대처해 주식·채권·외환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회의는 거시경제 변화 속 온건·중립적 통화정책을 이어감과 동시에 경제·금융 형세와 외부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적절히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금융·재정·개혁발전 부처간 업무조율을 강화하는 한편, 정책 지원의 정확도를 높여 실물경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10주년(9월 15일)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이번 회의에서 블랙스완을 경계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갑작스레 촉발된 금융위기는 전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렸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전쟁, 터키·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장에 리스크가 확산되는 걸 중국 지도부가 극도로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8일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5% 포인트 이하로, 통제가능한 범위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 역시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전 세계에 갑작스럽게 확산된 공포감과 위기는 경제모형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블랙스완을 경계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 최대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7일 광둥성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석유화학 공장을 짓기로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엑손데런 우즈 엑손모빌 CEO를 만나 중국은 외국기업을 자국기업과 공평하게 대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미·중간 경제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