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부회장, 대규모 사업 어려움 호소…인니 대통령 방문에 사업 진전 되나
2018-09-10 17:28
- 4조원 규모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대규모 화학단지 조성 사업 수년째 중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의 부재로 다수 해외 프로젝트가 지연됐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황 부회장이 7개월 째 구속된 신 회장의 부재로 인해 중요한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황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의 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조성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내부 사정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며 "신 회장이 석방된 후 현지 방문을 통해 부지 확인을 거쳐야 건설이 재개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그동안 황 부회장을 비롯한 비상경영위원회 부회장단이 신 회장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꿔왔다.
화학 부문은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화학BU장)이 챙겨왔다. 실제 허 BU장은 올 상반기 동안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현지 진출 법인을 방문하는 등 경영 현안을 점검했다. 하지만 중요한 M&A(인수합병)나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는 허 부회장과 황 부회장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LC타이탄을 통해 롯데케미칼은 2013년부터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현지 건설 부지 가격 문제와 용도 제한 등을 풀지 못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에 힘쓰던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Krakatau Steel)' 소유 부지(50만㎡)를 매입하면서 토지 문제에 물꼬를 텄다. 또 LC타이탄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하면서 투자를 위한 유동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그룹 총수 부재로 투자가 '올스톱' 된 상태다.
이날 황 부회장은 포럼에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상호 협력과 지원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에 업계는 롯데케미칼의 사업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황 부회장은 신 회장 부재로 힘들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의 항소 선고가 내달 5일"이라며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으로 총수 부재로 중단된 사업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