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고령화에 저축률과 금리 하락"

2018-09-06 17:42
고령화 접어든 2000년 이후 저축률↓
"금리나 주식에도 영향 끼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가계 저축률과 금리가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은 격주간지 '자본시장 포커스' 18호에 실린 '인구 고령화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와 자본시장의 과제'에서 "노령층 인구 비중이 늘어나며 이들이 금융시장이나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2%에 달하면서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달 발표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이면 고령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까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 소득이 줄고 축적한 자산에 기대어 소비하는 경향이 커진다"며 "가계 부문의 저축이 늘어나기 어렵다"고 평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2000년 이후 저축률이 빠르게 하락했고 최근에는 7∼8%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그는 급격한 저축률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기대수명이 늘어 노동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저축률이 하락해도 자산가격이 올라 가계 순자산이 증가할 수도 있다"며 "저축률 하락이 금융 산업을 크게 훼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금리나 주식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면 저금리 기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금을 비롯한 장기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큰 하락 압력을 받는다"며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주가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노후소득에 충당하고자 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을 매각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노후소득 충당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위원은 고령층 금융투자자를 위한 신상품 개발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장기국채시장을 활용하는 등 장기금융자산의 공급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