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동대문 성공신화' 김창수 대표 "대형 리빙매장 출점해 차별화 시도"

2018-09-07 07:36
34년전 동대문서 시작… 하루매출 1억 넘는 전국 최대 도매상 성장
1991년 유통법인 설립, 레노마홈 라이선스 체결해 유통·마케팅
유럽 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한 자체 브랜드 까사소냐르 론칭도

[김창수 코지네스트 대표가 6일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34년간의 경영철학과 목표를 밝혔다.  사진= 코지네스트 제공 ]


"같은 일만 34년 하게 되면 나름대로 철학이 생기죠. 가치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건데요, 고객에게 좋은 원단을 싸게 공급하는 장을 마련하는 게 코지네스트의 최우선 가치입니다."

김창수 코지네스트·프롤리침대 대표는 6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동대문 이불장사에서 시작해 백화점 내 가장 많은 침구 매장을 보유한 프리미엄 리빙스토어& 침구·침대 브랜드 기업을 일궈낸 경영철학을 밝혔다.

김창수 대표는 "밥을 먹으러 가도 최선을 다하는 식당이 좋지 않은가. 우리도 손님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우리의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이러한 정신 덕분에 오랜 시간 고객에게 최상의 상품과 신뢰를 안겨줄 수 있었고 과거에도 지금도 최고의 이불 회사라는 건 자타가 인정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코지네스트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리빙스토어&침구 침대 브랜드다. 나와 내 가족들이 편안하게(cozy) 지낼 수 있는 둥지(nest)를 만들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정교한 마켓 분석과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퀄리티 높은 홈 데코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라이선스 브랜드 ‘레노마홈(renoma HOME)'을 운영하고 있으며 단독 브랜드 ‘코지네스트’를 통해 침구뿐만 아니라 리빙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스타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까사소냐르’를 비롯 ‘디즈니 콜렉션’ 등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했다. 독일의 강화 플라스틱 부품 제조사인 '프롤리 침대'를 국내에 도입해 유통하고 있다. 현재 코지네스트·프롤리침대는 직영점, 대리점 및 주요 백화점 55개 매장과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 개업 5년 만에 전국 최대 규모 도매상으로 성장 

김 대표가 침구업계에 뛰어든 건 우연한 기회였다. 그가 26살이었던 1982년, 아버지 제안으로 동대문종합시장에 이불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개업을 시작한지 5년 만에 전국 최대 규모의 도매상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아버지 가게를 맡았던 분이 도망가게 되면서 당장 권리금을 내기 어려워 나에게 장사를 맡겼다"며 "대부분 종업원 생활부터 시작해 가게를 얻는 게 수순인데 어린 나이의 가게주인 아들이 장사를 한다하니 주변의 견제도 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물정을 모르고 원칙을 앞세운 게 통했다. 그는 다른 가게와 달리 고객과의 신용을 중요하게 여기고 가격 정찰제, 반품 서비스 등을 실시했다. 김 대표는 "동대문 가게들은 늘 제각각이었고 기준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일정한 가격과 충분한 물량을 제시했다"고 단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당시 김 대표는 동대문 쇼핑타운 건물에서 100평이 넘는 리빙매장을 운영했다. 물건이 많고 서비스가 좋다보니 손님들이 몰렸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켰다는 명목의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판매한 제품 가격이 1000원에서 만원에 불과했지만 매장 하루 매출은 1억원을 넘었다.

그는 "매장에 바구니들을 두고 캐시어를 3곳 뒀다. 사람들이 바구니에 물건을 담으니깐 어느 물건이 잘 팔리는지 알 수 있었다"며 "반품도 자유로웠다. 손님이 가져간 물건이 존재하면 바로 바꿔주면서 신뢰감도 커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냉장고 덮개, 식탁보 등 귀중한 전자제품이나 가구를 커버하는 게 유행이었다. 이불, 담요 뿐만 아니라 제품을 덮는 천들은 다 팔았었다"며 "어려운 시절을 지나 집안 사정이 나아지면서 여기에 대한 소비도 많았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동대문 성공신화를 써낸 그는 1991년 코지네스트란 제조·유통법인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단순한 도매상으로 끝내고 싶진 않았다. 질좋은 제품의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고 싶어 레노마를 하게 됐고 백화점에 입점하기 시작했다"며 "레노마는 빠른 시간에 좋은 브랜드로 이미지로 입지를 다졌고 24년간 장수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의 디자이너 모리스 크래씨(Maurice Cressy Renoma)에서 시작된 레노마홈은 무채색이 주는 도시적 감각이 강조된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코지네스트가 라이선스를 체결해 백화점, 직영점, 대리점을 통해 유통 및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코지네스트 매장 전경]



◆ 이케아, 한샘 긴장시킬 '초대형 리빙매장' 출점 목표 

그는 3년 전 코지네스트의 자체 브랜드 까사소나르를 론칭했다. 유럽 및 제3국 생산을 통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유럽 현지 디자이너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명품을 넘어선 명품, 이른바 ‘Uber-Luxury(위버럭셔리)’를 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레노마가 오랜시간 사랑을 받았지만 그만큼 일정한 컨셉을 바꾸기도 어려웠다"며 "좀더 여성스런 브랜드가 필요했고 극도의 부드러움 등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브랜드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오스트리아의 렌징사와 협업해 자연소재이자 극단의 부드러움을 가진 소재 '모달'을 적용한 제품을 공동 출시할 계획이다. 렌징(Lenzing)사의 마이크로 모달(MICRO MODAL) 원단을 사용해 일반적인 모달 제품보다 촉감이 부드럽고 사용감이 우수한 게 특징이다. 세탁 후에도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광택감이 오래 유지되어 고급 패브릭 제품 소재로 활용된다.

그는 "모달이란 소재는 펄프에서 실을 뽑아서 만든 원단으로 처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해 부드러우면서도 형체를 유지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렌징사와 공동 마케팅을 기획했다"며 "렌징사에서 만든 마이크로 모달은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고급 친환경 섬유로, 자원회수율이 매우 높은 친환경 공법으로 생산된다. 면보다 2배이상 높은 유연성 지수를 가지고 있어 터치감이 매우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가구업계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대형 리빙매장을 출점할 의향도 갖고 있다. 그는 "침구중심의 리빙문화에 맞춰 가구와 욕실문화를 추가할 계획이다"며 "이를 전개할 수 있는 대형 직영점을 출점해 이케아 한샘 등의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자 한다"고 사업 계획을 밝혔다.

그는 2년 전 기술성이 돋보이는 프롤리 침대와 라이선스를 맺고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침대 시장은 10년 주기로 새로운 콘셉트와 트렌드를 제시했지만 최근 10년간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며 "기술력이 좋은 제품을 찾다보니 프롤리 침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선수들이 즐겨 쓸 정도로 공학적인 기술력이 뛰어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프롤리는 '가장 진보한 침대'라는 콘셉트로 자동차 공학을 바탕으로 설계한 침대를 선보이고 있다. 프롤리 침대는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인체공학이 적용된 플라스틱 부품을 전문적으로 설계, 제조하는 독일 프롤리사의 50년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프롤리 침대의 핵심 기술인 모션 스프링은 움직임에 최적화된 설계가 특징이다. 자동차 서스펜션에 적용되는 공법으로 설계한 프롤리 모션 스프링은 움직임이 편안해야 좋은 침대라는 프롤리의 철학을 담았다.

그는 "내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주로 쓰다보니 디스크가 생기면서 모션베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프롤리 모션 스프링의 디스크 설계는 각 스프링을 3단계로 강도를 변경할 수 있어 체형과 그 날의 컨디션에 맞게 침대를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롤리는 모션베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프롤리 모션베드는 '2모터', '4모터' 모델로 세분화돼 있으며, 이 중 '4모터' 제품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모션베드 중 가장 많은 개수의 모터를 장착한 최고급 사양을 자랑한다. 프롤리 4모터 모션베드는 네 개의 부위를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가장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창수 대표는
1957년에 태어난 김창수 대표는 1982년 동대문 종합시장에 영창수예를 운영하기 시작해 1991년 더코지네스트 컴퍼니를 설립했다. 1992년 프랑스 라이선스 브랜드 레노마홈을 론칭하고 플래그십스토어 3곳(경기 광주점, 도곡점, 일산점)을 비롯해 전국 백화점 매장 57곳, 대리점 50곳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