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 시즌…진화하는 백신, 어디까지 왔나?
2018-09-05 15:52
3가 백신에 이어 예방범위 넓은 4가 백신 등장해 인기
기존 유정란 방식에서 세포배양 방식까지 다변화
기존 유정란 방식에서 세포배양 방식까지 다변화
9월 본격적인 독감 예방접종 시즌이 돌아오면서 백신 시장 열기가 뜨겁다.
특히 갈수록 백신은 진화하고, 다수 제약사가 시장경쟁을 펼치면서 의사와 국민 관심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는 독감은 매년 10~11월이면 유행하기 시작하며, 전염성이 강하다. 예방접종 뒤 항체 형성까지 2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전국 병·의원에서는 독감백신 접종을 9월부터 실시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A, B, C 3가지 형으로 구분된다. 사람 사이에서는 A형과 B형이 유행한다.
지금까지 백신 예방접종은 A형 2종과 B형 1종 등 항원 3개를 막는 3가 백신이 주를 이뤘다. 생후 6개월부터 12세 이하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가예방접종(NIP) 역시 3가 백신으로 접종을 실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13년 이후부터 4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폭넓은 예방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효과로 최근에는 4가 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실제로 식약처는 올해 처음으로 4가 백신 공급량이 3가 백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4가 백신을 자체개발해 공급하는 국내제약사는 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일양약품 등이다. 다국적제약사 GSK와 사노피파스퇴르 역시 4가 백신을 들여와 판매 중이다.
또 GSK 4가 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와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성인뿐 아니라 3세 미만(만 6개월 이상) 영유아 적응증을 획득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독감백신을 구분하는 또 다른 차이인 바이러스의 배양 방식도 다변화되고 있다.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닭이 낳은 유정란을 이용하고 있다. 1945년 독감 백신이 첫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 약 70여년 동안 유지된 방식이다.
유정란 방식은 1도즈(1회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보통 1~2개의 유정란이 필요하다. 때문에 대량의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의 유정란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유정란 준비 단계부터 백신이 생산되기까지는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에 의한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계란이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나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는 접종이 제한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독감 백신 생산에 세포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그 결과로 국내에선 처음으로 2015년에 SK케미칼이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이어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세포배양 방식 백신은 동물의 세포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때문에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역시 항생제와 보존제도 필요하지 않다. 또 균주 확보 후 2~3개월이면 백신 접종이 가능해 신종플루나 홍콩 독감 같은 변종 독감이 유행한다면 보다 신속히 대응이 가능하다.
지난 3월 미 CDC에서는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서 배양하는 과정에서 A형 'H3N2' 바이러스가 변이가 잘 일어나며, 이것이 백신 효과를 감소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이 유정란 배양 방식보다 더 나은 예방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스카이셀플루 핵심 기술은 글로벌 백신기업으로 기술수출되는 성과까지 거뒀다.
SK케미칼은 스카이셀플루가 출시 이후 3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400만도즈를 돌파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물량을 시중에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