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장애학생들의 e스포츠 축제"...넷마블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 현장

2018-09-04 15:35
-모두의 마블, 마구마구로 한판 승부…화합 다지는 e스포츠 축제
-브릭월, IT챌린지존, AR·VR 놀이기구 등 다양한 볼거리 풍성

넷마블문화재단과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주최하는 '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행사장 전경. [사진=신희강 기자@kpen ]


"조금만 오른쪽 아래로 돌아가면 승리야. 우리팀이 점수가 가장 높아. 할 수 있어 조금만 힘을 내자."

4일 더케이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3층 e스포츠게임 부스 현장. 올해로 3년 연속으로 행사에 참가했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의 등 뒤에서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이 학부모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가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펜타스톰'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고, 자존감을 길러가는 모습에 올해도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넷마블문화재단과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청소년 장애학생의 여가문화를 조성하고, 게임의 우수한 기능성을 활용해 장애학생의 정보화 능력향상을 고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행사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전국 230여 개 특수학교(학급) 학생, 학부모, 교사 등 1500여 명이 함께하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이들은 로봇코딩을 비롯해 아래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등 총 16종목에서 국무총리상과 장관상을 목표로 기량을 발휘한다. 특히 e스포츠대회 지역예선을 통과한 381명의 선수들이 마구마구 및 모두의마블, 펜타스톰 등 총 11개 e스포츠 종목에사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현장 관계자는 "올해는 중도중복장애(장애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장애가 두 가지 이상 중복해 있는 경우) 학생도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볼링, 육상 종목을 신설했다"면서 "선수들이 e스포츠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승패와 관련 없이 종목별로 최선을 다해 공정한 경기를 펼친 학생에게 수여하는 페어플레이상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모두의 마블 e스포츠대회 부스에서 학부모들과 학생이 한 팀이 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신희강 기자@kpen]


실제 행사 부스에는 아이와 함께 입장을 대기하는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장애학생과 학부모가 한 팀을 이뤄 대전하는 'e스포츠대회' 부스에는 가장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넷마블의 흥행작 '마구마구'와 '모두의마블'은 물론,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게임들에 학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새로 신설된 볼링, 육상 종목 코너에서는 장애학생들과 교사들이 하나가 돼 팀워크를 과시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온 김정수 학생은 모두의 마블에 참가하기 직전 "꼭 우승해서 상도 타고, 할머니와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라고 하며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IT 챌린지존에서 학생들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직접 드론을 날리고 있다. [사진=신희강 기자@kpen]


행사장 곳곳에 마련돼 있는 각종 대회와 다양한 체험행사도 눈길을 끈다. '포토키오스크'에서는 학부모 혹은 선생들과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데 한창이였으며, '가상피팅 드레스룸'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의상을 가상으로 입어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IT 챌린지존'에서는 학생들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드론을 직접 조종하고, 로봇 축구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놀이기구', '페이스 페인팅', '캐릭터 솜사탕', '아케이드 게임장' 등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장원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공정한 대회와 다양한 IT체험 활동을 통해 e스포츠정신을 새기고, 장애학생들의 새로운 여가문화를 형성하고 정보화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회 진행을 통해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에도 더욱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넷마블이 사회공헌활동 고도화, 전문화를 목표로 설립한 넷마블문화재단은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비롯해 '게임문화체험관', '어깨동무문고' 등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권익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