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3일 공개된 각 사 8월 판매 실적에서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개별 소비세 인하와 신제품 출시의 영향을 톡톡히 누리며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에서 모두 호조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홀로 실적 고공행진...전년 比 판매량 9.2%↑

현대차는 8월 국내 5만8582대, 해외 32만5861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총 38만444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7.4% 증가, 해외 판매는 9.5% 증가한 수치다.

1월부터 8월까지의 누계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시장은 47만3330대, 해외 시장은 249만9508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4.1%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8월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증가했고, 중국 판매 실적 회복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기아차는 8월 국내 4만 4200대, 해외 17만 9448대 등 세계 시장에 총 22만 3648대를 판매했다.

국내판매는 K9 등 신모델 판매 호조와 6월 중순부터 진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반면, 해외판매는 임단협 과정 중 발생한 부분파업과 찬반투표로 인한 생산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8월까지 연간 누적 판매는 184만 3067대를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GM·쌍용차·르노삼성, 판매량 일제히 하락

한국GM은 8월 한 달 동안 총 2만3101대(내수 7391대, 수출 1만571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 하락한 수치다.

다만, 스파크는 8월 내수시장에서 총 3303대가 판매되며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말리부와 트랙스의 8월 내수판매는 각각 1329대와 838대로 스파크의 뒤를 이었으며, 볼트 EV는 총 631대가 판매돼 변함없는 시장 반응을 이어갔다.

쌍용차는 8월 판매량에서 내수 9055대, 수출 2294대로 총 1만1349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에 따른 렉스턴 스포츠 공급물량 확대에 힘입어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월 9000대 이상 판매를 돌파해 전년 대비 9.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신규 라인업 투입을 본격화 하고 있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31.8%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렉스턴 브랜드를 앞세워 하반기 수출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8월 총 판매 대수는 1만2733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1만9469대보다 34.6% 하락했다.

내수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710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수출은 5625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의 8월 내수 판매 상승은 QM6의 활약이 컸다. QM6는 전년 동기 대비 75.1% 늘어난 2804대가 판매됐다. 특히 국내 중형 가솔린 SUV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QM6 GDe가 총 2257대가 출고되며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

SM6 역시 르노삼성 8월 내수 판매의 한 축을 담당했다. SM6는 1783대가 판매됐는데, 최상위 트림이 47.1%(840대)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가치를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