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내달 유엔총회서 종전선언 추진”

2018-08-30 15:13
미 애틀란틱지와 인터뷰서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2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곧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AP = 연합]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내달 유엔총회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29일(현지시간) 애틀랜틱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이나 지난 7월 정전 65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이뤄지길 기대해 왔으나 이제는 내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유엔에서 만나 종전선언을 채택하면 대단하지 않겠느냐? 이는 한국에서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획기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는 내달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는 충격”이라며 “현 상황은 전쟁 상태가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적대관계를 끝내느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국제 감찰단이 조사하도록 허용할 것이냐를 놓고 누가 먼저 하느냐에 북한과 미국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유 내용을 제공하면서 국제 감찰을 받아들여 비핵화에 대한 진지함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협상 초기 일부 핵탄두를 폐기하는 것을 원하고 있으나 북한은 싱가포르 합의와 같이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진전을 우선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은 새 관계를 맺는 것에 합의했고 종전선언이 새 관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정부가 우선 돌이킬 수 없는 종전선언에 합의할 경우 협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북한 정권은 종전선언이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의 보답이 될 것으로 여겼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입장을 받아들이면 군부에 면이 서지 못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미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에 제안한 종전선언의 비전을 갖고 있다며 4가지 요소로 구성돼 우선은 공식적으로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중 싱가포르에 갈 준비가 돼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북한과 미국은 양국정상회담의 성공에만 매달려 회담을 하루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이제는 정전선언의 당사자로 북한의 강력한 동맹국이고 북한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선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문 특보에 따르면 둘째는 외교관계 정상화를 수반하는 남북간,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를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훈련을 지속적으로 중단하고 한반도 인근에 핵 공격이 가능한 전력자산 배치를 중단하는 것과 미국과 북한이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을 보일 경우 미 정부는 북한을 위협 국가에서 해제하고 제재를 완화하게 된다. 셋째로는 보다 구체적이고 합법적인 평화협정이 대체하기 전까지 군사분계선 등에 대한 정전협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넷째는 평화협정 완결과 연계와 북한 비핵화까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외교관계 정상화를 꾀하는 방안이다.

문 특보는 “모든 당사자들이 한국 정부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좋아했다고 밝혔다. 조윤재 주미대사는 종전선언이 북한 지도자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추진할 수 있는 임시 안전 보장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었다고 애틀란틱은 전했다.

문 특보는 “종전선언을 채택하는데 북한이 미군 철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나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이 죽는 것 말고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돌이킬 수 없어 종전선언을 하면 안된다는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북한에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애틀랜틱은 일부에서는 종전선언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마이클 그린 전 아시아담당보좌관의 경우 “종전선언이 북한에 군사훈련, 제재, 인권문제 비판이 평화 기회를 깨뜨린다는 주장을 하도록 하는 완벽한 형식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압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