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병역', 靑 홈페이지의 뜨거운 감자로…"축구 경쟁력 큰 손실" vs "상무 있는데 면제는 이중 혜택"

2018-08-29 17:27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 수십건…29일 오후 6시 한국-베트남 4강전

27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4-3으로 승리한 뒤 손흥민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개막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남자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여부다.

이번 대표팀에는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흥민이 뛰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 핫스퍼 소속인 손흥민은 2012년 이후 매시즌 두자릿수의 득점을 기록해 왔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두 골을 넣으며 독일전 승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은 병역 면제 혜택으로 직결된다. 일부 축구팬들은 만에 하나 금메달을 못 딸 경우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이 입대를 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손흥민 또한 국민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병역의 의무를 수행해야 된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실제로 29일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8월 이후 손흥민에 대한 국민청원만 62건이 올라왔다. 1건을 제외한 모두가 손흥민의 병역 면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금메달 획득 여부와 무관하게 손흥민에게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는 한 네티즌은 "금메달이 불발되면 아마추어격인 K3나 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면서 "세계 수준의 선수가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다가는 우리나라의 축구 경쟁력과 마케팅 측면에서 큰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 또한 "손흥민의 재능은 개인적으로도 아깝지만 우리나라 국익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한창 뛸 나이에 전쟁도 없는 군대에서 보내기에는 그 손실이 환산할 수 없을 만치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이참에 운동 선수의 병역 면제 특혜를 없애자는 의견도 상당수다. 한 네티즌은 "현재 2018년의 대한민국이 지닌 위상을 생각했을 때 더 이상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 수상은 국위 선양이 아니다"라며 "체감되지도 않는 '국위 선양'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나서서 장난질 하는 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병역이라는 국방의 의무를 보너스 걸듯 거는 것도 웃기고, 경북 문경에 국군체육부대를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운영하면서 병역 면제라는 이중혜택은 대체 무엇이냐"며 "선수들이 스포츠맨십이나 진정한 애국이 아닌 오로지 병역 면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정상이냐"고 묻는 목소리도 있었다.

"상무에서 토트넘으로 임대를 보내서 손흥민 선수가 받는 연봉을 국가 차원에서 유소년 육성에 쓰일 수 있도록 관리하자", "국가대표 소집기간을 병역 의무 기간에서 제하자" 등 '제3의 길'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면 모든 논란 또한 자연스레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결승 티켓을 놓고 4강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