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속 이야기] 만삭 임신부의 반인륜적 범죄…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 살인 사건
2018-08-30 00:01
28세 임신부 전모씨, 1997년 8월 30일 박초롱초롱빛나리 납치…아버지의 신고로 검거
'공범' 주장했으나 부채 해결 목적으로 드러나…1998년 무기징역 확정, 현재 복역 중
'공범' 주장했으나 부채 해결 목적으로 드러나…1998년 무기징역 확정, 현재 복역 중
1997년 8월 30일.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박초롱초롱빛나리양(당시 8세)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처음 보는 이를 따라간 박양은 이날 귀가하지 않았다. 대신 낯선 이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박양의 집에 걸려왔다. 유괴범은 박양의 몸값으로 2000만원을 요구하더니 금방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오후 8시 30분, 다시 전화기가 울렸다. 범인이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에서 만나자"고 전하는 사이 경찰은 급히 발신지를 추적했다. 명동에 위치한 한 커피숍이었다. 7분 만에 경찰은 현장을 급습했다. 커피숍에는 손님과 종업원 등 총 13명이 있었다.
이들 중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 경찰은 한명씩 조사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한 여성이 "만삭의 임신부에게 지금 뭐하는 짓이냐"며 "병원에 가야 하니 빨리 보내달라"고 항의하면서, 심문은 금세 흐지부지됐다.
경찰은 12일 박양을 유괴한 혐의로 전모씨(당시 28세)를 체포했다. 바로 경찰이 커피숍에서 마주쳤던 '만삭의 임신부'였다. 모두의 간절한 소망과 달리, 2시간 뒤 박양은 동작구 사당동의 한 지하창고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양은 실종 당일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씨는 공범의 존재를 주장했다. 자신은 성폭행의 피해자이며 진범들이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인에게 보내는 이러한 내용의 편지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한때 문예창작과에 다녔던 전씨 상상력의 산물이었을 뿐이다. 전씨는 평소에도 일상적으로 주변에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