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친구 맺은 고양이
2018-08-10 12:00
[노트펫] 내 반려동물에게 숨겨진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반려묘와 길고양이 친구의 만남을 찍은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일 윤선 씨는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너는 누구야!! 모야에게 숨겨진 친구가 있었네요"라며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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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 씨의 반려묘 '모야'의 길고양이 친구. 모야도 친구도 미묘다. |
윤선 씨는 모야가 아닌 다른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 창문을 봤더니 모야의 친구가 있었다고 했다. 어두운 탓에 처음에는 귀신인 줄 알았다는 윤선 씨, 곧 길고양이임을 알아채고는 모야의 첫 친구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영상을 찍으며 다가갔다.
부모님 댁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는 하악질을 하던 모야가 조용히 눈인사하는 게 신기해서다. 그러나 이런 마음을 알 길이 없는 길고양이 친구는 윤선 씨가 다가가자 갈팡질팡하다 자리를 뜨고 말았다.
모야는 묘생 6개월차 새끼 고양이다. 흔히 말하는 '냥줍'을 통해 함께 살게 돼 정확한 생일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윤선 씨는 길을 걷다 위험한 도롯가에서 혼자 울고 있던 2개월령(추정)의 모야를 발견했다. 어미를 잃은 건지 배가 고픈 건지 새끼 고양이가 울고 있는 사연은 알 수 없지만, 한참을 지켜보다 안쓰러운 마음에 모야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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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따위에 집중하는 윤선 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야. |
윤선 씨는 모야를 입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텐트형 모기장을 구매했다. 여름철 모기 때문이냐고?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모야는 아직 어려서인지 무는 걸 좋아하고, 힘조절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윤선 씨는 매일 밤 모야에게 물리면서 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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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의 방해를 이겨내고 윤선 씨와 함께 자고 싶은 모야. |
모기장을 구입한 뒤 윤선 씨는 더이상 모야에게 물리지 않고 편히 잘 수 있었다. 다만 윤선 씨와 함께 자고 싶은 모야에게는 야속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었다. 그나마 윤선 씨와 가까운 곳에서 자기 위해 모야는 모기장과 침대 헤드보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곤 했다.
물론 모야가 어느 정도 큰 현재는 무용지물이 됐다. 모야가 모기장을 물어뜯거나 할퀴는 건 아니지만 모기장 위를 오르내리는 통에 잠을 잘 수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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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집사 왔는가~" |
윤선 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모야가) 그저 아프지 않고 오래 행복하게 살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똥꼬발랄 그 자체, 마지막 순간을 논하기엔 일러도 너무 이른 모야에게 이런 말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야 이전에 반려견이 불과 8개월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기 때문이다.
윤선 씨는 "7년을 함께 한 강아지가 병마와 싸우다 지난해 12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며 "당시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야는 아프지 않게 행복하게 좋은 기억만 가져갔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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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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